정태수 한보그룹 전 회장이 2018년 에콰도르에서 숨졌다는 내용의 사망증명서를 검찰이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정 전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로부터 정 전 회장의 사망증명서와 유골함, 위조여권 등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22일 강제 송환된 정한근씨의 진술 등에 비춰 정 전 회장이 실제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증거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정한근씨가 송환 과정에서 파나마 당국에 압수당한 여행용 가방 등 소지품을 24일 외교행낭을 통해 건네받았다.
정한근씨는 에콰도르 당국이 발급한 정 전 회장의 사망증명서와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위조 여권, 화장된 유골함 등을 정 전 회장의 사망증거로 제시했다.
사망증명서에는 정 전 회장의 위조 여권에 기재된 이름과 같은 인물이 2018년 12월1일 심정지로 숨졌다고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이사장으로 있던 대학의 교비 7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2007년 5월 지병 치료를 이유로 출국해 12년 동안 도피생활을 해왔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카자흐스탄을 거쳐 키르기스스탄에 거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두 나라에 범죄인인도를 요청해놓은 상태였다.
정한근씨는 22일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부친이 2018년 숨졌고 임종을 지켰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에콰도르 당국에 증명서의 진위 확인을 요청하기로 했다.
정 전 회장이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그가 체납한 천문학적 세금은 받아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 전 회장은 증여세 등 73건의 국세 2225억2700만 원을 내지 않아 고액 체납자 1위에 올라 있다.
자식에게 재산이 상속되면 그 범위내에서 상속자에게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정 전 회장의 재산이 어느정도인지 파악된 것이 없고 만약 자식이 상속을 포기하면 체납세금을 회수할 방법은 없다.
검찰은 정한근씨가 1997년 스위스 비밀계좌로 빼돌린 회사 자금 3270만 달러(당시 한화 320억 원)의 행방을 단초로 정 전 회장 일가의 은닉재산을 추적할 방침을 정했다.
정한근씨는 293억8800만 원, 셋째 아들인 정보근 전 한보철강공업 대표는 644억6700만 원의 국세를 체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