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가 상반기 기업공개시장에서 중소기업 위주로 상장실적을 올리며 선전했다.
NH투자증권은 현대오토에버와 드림텍 등 ‘대어급’ 상장을 주관하며 대형 증권사의 체면을 지켰다.
▲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기술력 기반의 중소기업을 위주로 상장주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상반기 기업공개시장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냈다.
하나금융투자는 1분기 2차전지회사 천보와 기업 사이 거래(B2B) 핀테크회사 웹케시를 상장한 데 이어 최근 바이오기기회사 마이크로디지탈의 공모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상반기 기업공개 주관건수는 3곳으로 약 1413억 원 규모의 공모실적을 달성해 공모규모 기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주관 기준의 순위에서 6위에서 3 계단 높아졌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실적에는 못미치지만 올해 증시 침체로 기업공개 건수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선전했다.
대신증권은 전지재료회사 에코프로비엠과 바이오기업 이노테라피 등의 상장에 성공하며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모실적은 1818억 원에 이르렀다.
대신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 중소형 증권사들은 기업공개시장의 ‘전통 강자’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을 제치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대어급’ 기업공개 건수가 자취를 감춘 가운데 하나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이 중소기업 위주로 기업공개사업에 집중했던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공개시장에서 대기업은 상장이 지연되거나 증권사가 상장을 주관해도 수수료율이 낮게 책정되는 사례가 많다”며 “오히려 중소기업은 상장수수료율도 높고 실제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은 편”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코스피 상장주관에서 실적을 올리며 대형 증권사의 체면을 지켰다.
1분기 현대자동차의 IT서비스 자회사 현대오토에버와 휴대폰 전자부품기업 드림텍을 코스피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데 이어 하반기 매트리스회사 지누스와 바이오기업 SK바이오팜 등 공모규모 1조 원 이상의 대어급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도 주식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업공개시장의 전반적 분위기는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바이오 신약 기술 논란 등으로 증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다”며 “대어급 기업의 상장도 지연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기업공개시장 역시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