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RPG가 기업공개를 추진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이사회 의장의 의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29일 스마일게이트RPG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RPG는 상장주간사를 미래에셋대우로 선정했으나 기업공개 일정 등 구체적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어느정도로 산정했는지 공개할 수 없다”며 “스마일게이트RPG 사업일정과 기업공개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기업공개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업공개는 시장상황이 중요한데 현재 게임업계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일본게임회사 SNK는 7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는데 지난해 말 한 차례 상장을 포기한 뒤 몸값을 낮추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그런데도 SNK 주가는 현재 공모가격보다 37% 정도 낮아졌다.
베스파는 게임 하나에 매달리는 ‘원게임 리스크’를 딛고 2018년 12월 코스닥시장에 들어섰으나 주가는 현재 공모가와 비교해 43% 정도 떨어졌다.
스마일게이트RPG도 현재 ‘로스트아크’ 한 개 게임만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다가 기업가치를 올린 뒤 다시 도전하겠다며 계획을 철회했다. 지금까지도 “적절한 시기에 상장할 것”이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신규 게임회사 주식에 시장은 우호적이지 않다.
미래에셋대우는 ‘스마일게이트RPG 사업일정’도 고려 요소로 내세웠는데 스마일게이트RPG의 사업상황도 기업공개를 추진하기에 썩 유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게임 로스트아크는 2018년 11월 출시 초기에 몇 시간씩 대기해야 접속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를 넘어 PC방게임 점유율 2위까지 오를 만큼 흥행했다.
하지만 금세 인기가 꺼져 현재 점유율 2%, 점유율 순위 8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29일 로스트아크 업데이트를 진행했는데 게임전문 커뮤니티에는 업데이트에 실망해 게임을 그만둔다는 글이 올라왔다.
로스트아크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출시된다면 ‘스마일게이트RPG 사업일정’에 따라 상장을 본격 추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로스트아크를 출시한 지 이제 반년이 지난 만큼 모바일판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스마일게이트RPG 관계자는 “로스트아크 모바일판을 제작 중이긴 하지만 개발을 시작한 시기와 출시 일정 등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장을 이뤄내려면 SNK처럼 목표 기업가치를 낮추는 등 권 회장이 강한 의지를 보여야 가능하다.
권 의장은 지금까지 비상장을 고수해왔다. 2007년에 출시한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총게임 ‘크로스파이어’가 10년 넘게 중국에서 흥행하며 외부에서 자금을 확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상장주간사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을 때도 실제 상장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왔다. 스마일게이트RPG 관계자는 당시 “증권사들로부터 제안서를 받는다고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기업가치를 알아보는 정도”라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주간사를 선정하는 데도 석 달이나 걸렸으며 증권사들에 기업과 관련한 자료를 최소한으로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018년 연결기준 최대 매출을 낸 만큼 상장을 통해 투자자금을 확보하려는 일반적 사례와 다르기 때문에 권 의장 의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