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가 항공사 취항 확대에 힘입어 하반기에 실적 개선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은 1분기에 나란히 좋지 않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지만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하나투어 김진국 대표이사 사장과 유인태 모두투어 사장. |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하나투어는 1분기에 패키지 송출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다”며 “7월부터는 기저효과와 더불어 구조적 성장 요인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모두투어는 1분기에 일본, 미주, 남태평양 노선이 부진하면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여행 수요와 수익성이 모두 감소했다”며 “7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예약률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업계에서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의 하반기 실적 개선에 올해 하반기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 확대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공급이 늘어나면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는 2012년 4770만 명에서 2016년 7300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저비용항공사의 항공 공급석이 473만 석에서 1710만 석으로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항공사들이 여행 수요가 탄탄한 지역 위주로 신규 노선을 취항하는 데다가 여행 분야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경향도 있기 때문에 항공 공급과 여행 수요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초 부산~싱가포르,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부산~울란바토르 등 인가 노선의 운수권 배분을 진행했다.
운수권을 배분 받은 항공사 가운데 에어부산은 7일부터 기존에 운영하던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을 증편하기로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7월부터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항공기를 띄울 계획을 세웠다.
아직 신규 취항계획을 세우지 않은 항공사들도 올해 하반기 안으로는 배분 받은 운수권을 활용해 신규 노선을 취항할 것으로 보인다. 운수권을 배분 받은 뒤 1년 안에 취항해야 운수권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3월 중순 열린 한국과 중국 항공회담으로 국토교통부가 확보한 주 60회의 중국 운수권도 이르면 4월 안으로 배분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운수권을 활용한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3월 초 새로 면허를 발급받은 신규 항공사 3곳 가운데 2곳이 올해 하반기부터 취항을 시작한다는 점 역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의 실적 개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은 각각 올해 9월과 12월 국제선 노선 운항을 개시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항공편 공급이 늘어나면 여행 수요 증가하는 데 더해 공급 경쟁에 따른 항공운임이 하락해 여행사들의 원가 부담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의 주요 수입원인 패키지여행상품의 원가에는 항공권 가격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항공 공급 확대가 무조건적으로 여행 수요를 늘릴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이미 항공 공급이 많이 늘어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 확대가 반드시 여행 수요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