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직원 복지를 강화하고 있다.
KT 안팎에서 황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
이 때문에 황 회장이 KT 직원의 복지를 확대하자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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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황 회장은 KT를 둘러싼 인력 감원설을 무마하고 감원에 지친 직원들의 떨어진 사기를 올리기 위해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KT에 따르면 황창규 회장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가족을 포함한 KT 직원들이 누릴 수 있는 직원복지 프로그램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KT는 이를 위해 자녀가 많은 직원과 고령의 부모를 모시고 사는 직원들을 우선 선정해 KT 수련관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행사를 준비했다.
이 뿐 아니다. KT는 프로야구단 KT 위즈의 시합에 직원과 직원 가족을 초청해 야구경기를 함께 관람하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KT 관계자는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직원과 해당가족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KT가 보유한 시설과 프로야구단 KT위즈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황 회장의 복지 프로그램 강화 지시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8304명을 감원했다. KT 안팎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KT 직원들의 사기가 눈에 띄도록 떨어지자 황 회장이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런 지시를 한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이 지난 3월 열렸던 정기주총에서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보고 느낀 게 많았을 것”이라며 “황 회장이 삼성전자 출신인데 애사심과 직원복지 등과 관련된 문제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부담을 느껴 이런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올해 1분기에 크게 개선된 경영실적을 내놓은 점도 황 회장의 이런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KT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3209억 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5% 증가한 수치다. 1분기 당기순이익도 2806억 원을 내 적자행진에서 벗어났다.
증권가에서 KT가 올해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KT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규모 구조조정과 부실자산 정리로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흑자기조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중단됐던 주주배당정책도 다시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KT는 2분기 이후에도 이통시장의 안정화가 이어져 마케팅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적개선과 KT렌탈 매각에 따른 2600억 원의 매각차익이 반영되면 2분기 흑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