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범 아세아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이 한라시멘트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지만 이 과정에서 나빠진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다만 시멘트 판매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2019년부터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효과를 본격적으로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아세아시멘트에 따르면 한라시멘트 인수 과정에서 6500억 원 이상 늘어난 차입금을 줄이기 위한 연간 상환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현재 원가 절감 등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건설업 등 전방산업이 조금만 살아나면 눈에 띄게 실적이 좋아져 차입금 축소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아시멘트의 장·단기 차입금은 2018년 말 기준으로 6700억 원가량이다. 2017년 말 180억 원과 비교하면 652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한라시멘트가 애초 들고 있던 차입금이며 나머지가 인수를 위해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분석된다.
아세아시멘트는 2018년 매출 8400억 원, 영업이익 791억 원을 거뒀다. 2017년보다 각각 82.6%, 49.2% 늘어났는데 이 사장이 2018년 1월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효과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차입금 증가에 따라 이자비용도 늘며 순이익이 줄었다. 아세아시멘트의 2018년 순이익은 172억 원으로 2017년보다 381억 원 감소했다.
시멘트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인 상황에서 이훈범 사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이 사장은 고 이동녕 아세아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부터 아세아시멘트를 이끌어 왔다.
취임 1년 만에 아세아시멘트 영업이익이 2013년 167억 원에서 2014년 570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오너 3세 경영인으로서 능력을 입증했다.
이 사장은 2015년부터 시작된 시멘트업계 인수전으로 눈을 돌려 아세아시멘트의 외형 키우기를 꾀했다.
2015년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는 삼표시멘트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한라시멘트 인수에 성공하며 아세아시멘트를 ‘시멘트 3강’ 반열에 올렸다. 시장 점유율도 10% 안팎에서 20%로 늘어났다.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보해 이제 내실을 다질 차례가 됐다.
증권업계는 아세아시멘트가 2019년부터 한라시멘트 인수효과를 본격적으로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10월 시멘트 판매단가 인상의 효과가 올해부터 나타나면서 점유율 확대에 따른 상승효과가 커진다는 것이다.
김인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 인수로 기존 수도권 중심에서 옥계, 광양, 포항 등 전국으로 영업망을 확대했다”며 “해안공장 입지 확보 등으로 운송, 대북 관련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앞으로 수혜를 더욱 크게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훈범 사장은 1969년 1월 생으로 뉴욕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6년 아세아시멘트에 입사해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3년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