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에 대규모 시설투자를 벌이며 경쟁사를 압박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격차가 줄어 시설투자 확대가 반도체업황 악화 등 부정적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일 "과거 반도체업황은 삼성전자의 투자전략에 따라 결정됐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전에 D램 등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압도적 기술 격차와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대규모 시설투자를 벌인 뒤 반도체사업에서 이익을 독식하는 전략을 써 왔다.
하지만 최 연구원은 이제 삼성전자와 다른 반도체기업의 기술 및 원가 격차가 줄어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의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기업이 고민할 점은 이제 반도체업황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되고 있다"며 "공격적 시설투자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메모리반도체에 공격적 시설투자를 통해 출하량 증대를 추진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도 이전과 달리 삼성전자를 뒤따라 대규모 투자 경쟁에 가담하며 최근 계속되고 있는 반도체업황 악화를 이끌었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향후 반도체 투자를 수요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쓸 것"이라며 "반도체업황의 변동성은 갈수록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D램업황에 변동성이 줄어든다면 앞으로 지금과 같은 극심한 반도체업황 부진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D램업체는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반도체시장에서 장기간 독과점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에 앞으로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소는 중국 반도체기업의 시장 진출로 꼽힌다.
하지만 최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영향으로 중국의 반도체 기술 확보시기가 중국 정부의 목표보다 상당기간 늦춰질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기업이 앞으로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을 벌일 가능성은 낮다"며 "반도체기업의 투자전략에 따른 업황 변동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