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 전반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인슈어테크 등을 활용해 새 수익원을 확보하고 사업비를 절감하기 위한 전략이다.
인슈어테크는 보험과 기술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핀테크,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등을 접목한 보험상품이나 서비스를 두루 일컫는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보험시장은 저서장과 수익성 하락이 주요 문제로 부각될 것이며 보험업 감독기관의 소비자 보호 강화정책도 많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런 시장의 변화 속에서 중장기적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보험업이 사고에 따른 손실보상이라는 기존 범주에서 벗어나 보험 소비자의 종합적 리스크 관리를 맡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김 사장이 인슈어테크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슈어테크 발전으로 보험회사들은 사후적 금전적 손실보상 외에 보험사고 발생을 예방하는 종합적 리스크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단순히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사고 발생 확률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보험 소비자 편익도 향상되는 방안”이라고 봤다.
DB손해보험은 인슈어테크 분야에서 손해보험업계 '최초' 수식어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2016년 SK텔레콤과 손잡고 인슈어테크상품인 'UBI(운전습관 연계)자동차보험'을 최초로 내놓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상담 서비스인 챗봇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 밖에 사이버보험 출시, 비대면 동의 전자서식 시스템 등도 DB손해보험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로 꼽힌다.
다른 경쟁사보다 한발 빠른 움직임으로 최근 보험업계의 ‘50대 CEO’ 바람이 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952년 생인 김 사장이 지난해 3월 업계 처음으로 4번째 연임에 성공한 주요 요인으로도 꼽힌다.
◆ 인슈어테크 고도화로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 성공할까
김 사장은 '인슈어테크를 선도하는 DB손해보험'을 새 기업 이미지로 자리매김한 만큼 인슈어테크 역량을 더욱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인공지능 챗봇, 운전습관 연계 자동차보험(UBI) 등 다양한 인슈어테크 활용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채널 및 빅데이터에 기반한 고객경험 서비스의 차별화에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외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화재 발생 예측 알고리즘을 적용한 새 화재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안전등급이 높은 건물에 보험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정부가 ‘데이터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사업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본인 신용정보의 체계적 관리를 지원하고 소비패턴 등의 분석을 통해 개인의 신용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분야의 신산업영역이다.
다만 다른 대형 손해보험사들도 속속 인슈어테크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선도자’로서 차별화된 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주요 과제다.
DB손해보험이 가장 먼저 뛰어든 UBI자동차보험에는 2017년 12월 KB손해보험이, 2018년 11월 삼성화재가 잇달아 SK텔레콤과 손잡고 상품을 내놓았다.
한화손해보험도 SK텔레콤, 현대자동차와 함께 인터넷 전문 보험사 ‘인핏손해보험’을 세우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동차보험을 출시하기로 했다. 자동차의 실제 주행거리에 비례해 매달 보험료를 정산하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카카오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레이니스트(금융플랫폼 뱅크샐러드 운영사) 등과 업무제휴를 맺으면서 새 보험상품 개발 및 인슈어테크기업 발굴에 더욱 속도를 내기로 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DB손해보험은 다양한 핀테크업체와 협력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인슈어테크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가치를 끌어올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