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가 경영 정상화에 뜻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대주주인 더블스타가 경영 정상화의 마중물로 쓸 수 있도록 투입한 자금이 바닥을 보이는 데다 대표이사 경영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경영 위기를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금호타이어 노조)는 13일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두고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평택, 곡성, 광주 3곳 공장의 조합원 3천여 명이 참여하는 찬반투표는 오후 11시까지 진행된다.
지난해 4월 노사가 ‘경영 정상화 노사 특별 합의안’을 마련해 2년 동안 임금을 동결하는데 합의한 만큼 임금협약과 관련한 사항은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아 가결 가능성이 높다.
잠정합의안이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첫 상견례 날짜를 기준으로 2018년 단체협약이 60여 일만에 마무리된다.
2015년 임단협 타결에 9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신속하게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셈이다.
노조가 생산물량 감소에 따른 재배치에 동의하는 등 상당 부분 양보하며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노사의 협력만으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금호타이어 내부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영 정상화 자금으로 쓰려던 더블스타의 투자금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서 6463억 원가량을 넣었는데 이 가운데 남은 금액은 1500억여 원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도 “차입금 상환을 비롯해 협력업체 미지급금 상환 등에 신주대금으로 받은 돈을 사용하면서 남아 있는 여유 자금은 1500억 원 정도”라고 확인했다.
대략 2분기 만에 5천억 원가량을 쓴 셈인데 경영 정상화 과정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4분기에도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돼 8분기 연속 적자행진이 이어질 것이 확실한 만큼 자금 부족은 큰 부담이다.
경영 위기를 빠르게 수습할 대표이사 자리가 비어있다는 점도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종호 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가 사임한 뒤로 7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 대표이사 자리는 비어 있다.
이대현 전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대표이사 후보 물망에 올랐지만 노조가 타이어 업계 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스스로 물러났다.
현재 전대진 부사장이 금호타이어의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노사 모두에게 환영받을 새 대표이사를 찾는데 고심하고 있지만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아직 노조와 회사 모두가 원하는 조건을 갖춘 인물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