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아우르는 ‘범농협’을 강조하며 금융과 경제부문의 시너지에 힘쓰고 있다.
금융업에서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한 만큼 다른 금융회사들이 가지지 못한 유통채널을 금융에 접목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 계열사들이 통합적으로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고객 늘리기에 나섰다.
통합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한 이유는 농협의 금융부문과 경제부문을 포괄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사용하거나 여러 계열사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더 많은 포인트를 제공해 경쟁회사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는 전략인 셈이다.
새로운 통합멤버십 서비스에는 농협중앙회, NH농협금융지주, 농협경제지주 등 농협의 16개 법인과 전국 1122개 농·축협이 참여했다. 계열사 사이의 협력을 강조하는 김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통합멤버십을 내놓으면서 “통합멤버십은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1년에 1천억 원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이번 플랫폼 구축에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안에 신규 회원 500만 명을 더해 총 회원 수 2500만 명의 멤버십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농협은 기존 멤버십제도인 '채움포인트'를 통해 약 2천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김 회장이 구체적 수치를 제시한 것은 신규 고객 확보가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범농협’ 차원에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목표가 세워진 만큼 신규 고객을 늘리기 위해 모든 계열사의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며 “계열사 별로 멤버십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고객과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채널에서 금융과 유통을 통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인 ‘NH콕뱅크’에 ‘콕푸드’ 서비스를 추가했다.
콕푸드는 금융권 최초로 금융과 유통을 결합한 농산물 직거래 서비스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하지 않고도 ‘NH콕뱅크’가 제공하는 콕푸드 서비스를 통해 농협과 농가가 인증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비대면채널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익숙한 젊은 고객층을 유통부문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지점에 유통 채널을 결합한 특화 점포도 선보이면서 전통적 고객 접점인 대면채널에서도 금융과 유통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은행지점과 편의점을 결합한 ‘하나로미니 인 브랜치’ 1호점을 열고 고객들에게 금융 서비스뿐 아니라 농산물과 농가공 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금융부문과 유통부문이 특화점포를 통해 윈-윈(Win-Win)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아직 초기인 만큼 사업 성과를 면밀히 살펴본 뒤 지점을 늘릴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