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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KT 공세에 고단한 황창규, 그래도 임기완주 의지 굳다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9-01-28 15: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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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KT 공세에 고단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1122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황창규</a>, 그래도 임기완주 의지 굳다
▲ 25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저스틴 우드 세계경제포럼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책임자가 이야기 나누고 있다. < KT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이 남은 임기를 완주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8일 KT 관계자는 “황 회장이 25일 다보스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해 3월 임기 만료에 맞춰 퇴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두 번째 임기까지만 KT 회장을 맡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다보스포럼에서 황 회장은 아현국사 화재 사건 등의 책임을 물으며 퇴진을 촉구하는 정치권의 요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임기만료에 맞춰 퇴진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황 회장이 정치권의 사퇴 요구와 관련해 정해진 임기를 다 채우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래 전부터 언급해온 KT의 외풍 차단을 이뤄내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황 회장이 이런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KT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일부 의원들은 지난해 11월24일 발생한 통신대란의 수습에 황 회장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관리부실 책임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며 청문회를 열 계획을 세웠다. 

황 회장은 화재사고 책임을 물으며 사퇴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정치권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수습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국회 청문회에서 또 다시 알맹이 없는 답변을 이어간다면 황 회장을 향한 정치권의 사퇴 목소리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자금 불법후원 의혹도 여전히 황 회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경찰은 지난 17일 일 년 동안의 수사를 종결하면서 황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황 회장은 '박근혜 게이트'를 딛고 2017년 3월 KT 회장 연임에 성공했지만 그동안 끊임없이 사임설에 휘말려왔다. 하지만 황 회장은 더 이상 KT의 경영권이 외풍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2002년 민영화된 뒤 정치권의 외풍에 시달린 탓에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최고경영자들이 많다.

이용경 전 KT 사장은 2005년 3월 연임 포기를 선언하고 같은 해 8월 임기 만료에 맞춰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원래 “민영 초대 사장으로 연임의 전통을 만들겠다”며 연임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공모과정에서 돌연 철회 의사를 밝혔다. 

그 뒤 남중수 전 KT 사장과 이석채 전 KT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권이 바뀌는 시점과 맞물려 비리,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모두 중도 퇴진의 길을 밟았다. 

황 회장이 다보스포럼에서 “통신 기업을 6년 동안 이끈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라고 토로한 것을 두고 KT를 향한 외풍에 황 회장의 고단함이 묻어난다는 말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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