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미국 프로야구단 LA다저스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분 인수규모는 4천억 원 수준인데 10년 동안 수익을 한 푼도 회수할 수 없는 내용이 계약조건에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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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 |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LA다저스의 구단주인 구겐하임 파트너스와 지분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LA다저스 지분 약 19%를 4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수가 성공할 경우 한국투자공사는 구겐하임 파트너스와 함께 LA다저스의 공동 구단주가 된다. 그러나 한국투자공사는 이사회에 포함되지 않아 구단 운영권은 얻지 못한다.
구겐하임 파트너스가 한국투자공사에 밝힌 내용을 보면 LA다저스는 향후 4~5년 동안 적자가 예상된다.
LA다저스는 선수 연봉 총액이 미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높은 2억4천만 달러로 지난해 122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는 비용절감으로 조기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투자공사는 입장권 판매와 중계권 등을 일부 확보해 연간 최소 3%의 수익을 보장받기로 했다. 이번 투자의 보장수익률 3%는 최근 3년 동안 한국투자공사 수익률이 10~11%대였던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게다가 이 보장수익은 원금과 함께 10년 동안 상환이 불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10년동안 원금은 물론이고 수익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번 투자의 계약파트너가 LA다저스 구단이 아닌 구겐하임 파트너스라는 점도 논란이 일고 있다. 만약 구겐하임 파트너스가 파산이라도 할 경우 수익은 물론이고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적은 수익률을 바라보고 상당한 위험을 짊어지면서 장기간 대규모 투자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고개를 든다.
이번 투자는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대형스포츠단 인수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안 사장은 1월 직접 미국을 방문해 이번 인수건을 검토하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A다저스는 과거 박찬호 선수가 뛰었고 지금은 류현진 선수가 몸담고 있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인기 구단이다. 2012년 이랜드그룹이 LA다저스 인수를 추진하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공사의 이번 지분인수 추진를 놓고 “스포츠단에 대체투자를 하겠다는 의도는 나쁘지 않지만 위험성이 너무 크다”며 “투자금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장기간 묶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