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가 설 연휴를 대목을 맞아 더딘 여행 수요 회복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고 있다.
2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는 최단 5일에 이르는 설 연휴 덕분에 2월 예약률이 지난해 2월과 비교해 급증했다.
▲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과 유인태 모두투어 사장.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2일 발표한 월별 여행상품 예약 수 증감률에 따르면 두 회사 모두 1월과 3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예약 수가 감소하지만 2월 예약 수는 20% 이상 늘었다. 여행사는 매월 초 앞으로 3개월 동안의 여행상품 예약 수 증감률을 발표한다.
2018년 세계 주요 지역을 강타한 자연재해, 고유가 등으로 여행수요가 크게 둔화했는데 아직까지 뚜력한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2월 예약 수가 급증한 것은 2일부터 6일까지 5일에 걸친 설 연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행업계에서는 보통 월간 여행상품 예약률이 연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휴기간 예약률이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그 달의 여행 수요가 연휴기간에 집중돼 연휴를 제외한 다른 기간의 예약률이 떨어져 평균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또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연휴기간에 집중되던 해외여행이 비수기로 많이 분산되기도 한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여행 수요의 위축으로 2018년 7월 이후 지속적으로 송출객 역성장을 나타냈다. 다만 2018년 10월에만 송출객 수가 2017년 10월보다 성장했다. 2017년 10월에 추석 연휴가 있었다는 것을 살피면 연휴가 그 달의 여행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2018년 3분기부터 여행 수요가 둔화했다는 점을 살피면 이번 설 연휴를 계기로 얼어붙었던 여행심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4일 “2월 설 연휴를 기점으로 아웃바운드 여행 수요가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지난해에서 이연된 패키지 여행 수요가 나타나면서 국내 여행사업자들의 송출객 규모가 회복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2018년 하반기부터 위축되기 시작한 여행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연된 것이기 때문에 여행 수요의 반등이 시작된다면 2018년 하반기에 수요가 낮았던 기저효과까지 겹쳐 반등폭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월 여행상품 예약 수의 반등이 2018년 2월 열린 평창올림픽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 여행 수요 회복을 점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성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과 달리 여행사들의 1월과 3월 예약률은 여전히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2019년 1분기에도 아웃바운드 여행 수요의 회복세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주요 겨울철 여행지인 일본 홋카이도로 떠나는 여행 수요는 지난해와 비교해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연휴가 여행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연휴는 지난해보다 하루 길고 요일 배치도 좋기 때문에 연휴가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