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5G통신망을 통해 차량과 차량, 차량과 보행자, 차량과 교통인프라 사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 뒤 전달하는 자율주행 기술 ‘5G-V2X 차량단말기’를 개발하고 있다.
KT는 이 차량단말기를 자율주행사업을 펼치는 완성체업체나 자율주행 전문업체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5G-V2X 차량단말기 개발에는 처음부터 중소기업 무선통신장비업체 아이티텔레콤이 참여했다.
KT와 아이티텔레콤은 지난해 12월 LTE망을 적용한 ‘C-V2X 차량단말기’ 개발에 성공했다. KT는 C-V2X 차량단말기를 자율주행 자동차에 장착해 서울·대구·판교 3개 지역 테스트베드에서 기술 검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KT가 해외에서 기관(B2G)을 대상으로 5G 관련 사업을 수주한 사례도 있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유무선 5G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 그렇다.
피라미드, 스핑크스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명한 이집트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노후 건물이 많아 통신망 개선이 쉽지 않아 KT의 힘을 빌렸다.
KT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가와이어’는 별도의 광케이블 개설 없이 구리 전화선만으로 최고 1Gbps의 인터넷 속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집트의 오래된 건축물을 훼손하지 않고 네트워크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평가받았다.
이 사업에는 중소기업 ‘유비쿼스’가 KT에 큰 힘이 됐다. 유비쿼스는 KT와 기가와이어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했는데 기가와이어 이집트 수출에서 장비 생산, 기술 지원 및 사후 서비스 관리(AS)를 맡았다.
이 밖에 내부 통신배선을 까는 사업을 하고 있는 ‘덕산정보통신’은 KT가 B사업구역(광주, 경기, 강원, 전북, 전남)에 국가 재난안전통신망을 까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머큐리’는 KT와 함께 중소기업들에게 판매할 망 분리장치인 ‘위즈박스(WIZBOX)’를 개발했고 3월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황 회장은 5G 시대를 맞아 중소기업들과 협력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1월 중소 협력사들과 함께 하는 5G 생태계 조성방안을 논의하고 ‘5G 중심의 동반성장계획’을 발표하는 행사를 열었다.
그는 당시 “KT는 5G 상용화 서비스를 대한민국 4차산업혁명의 ’결정적 기회‘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중소 파트너사들과 적극적 협업이 있었고 KT는 중소협력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5G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2019년부터 중소기업과 함께 ‘미래네트워크협의체’를 구성하고 공동 연구개발(R&D)비용으로 한 해 20억 원씩 5년 동안 모두 100억 원을 출연해 신규 솔루션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 협력사를 위해 협력사 임직원들의 복지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KT가 이렇게 중소기업과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은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계열사들과 협업을 바탕으로 한 B2B사업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SK그룹과 LG그룹 계열사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B2B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SK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5G 서비스를 미리 운영해볼 수 있다는 점은 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여러 5G사업 가운데 스마트공장 등 B2B사업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스테이션, 스마트스토어 분야에서 LG전자와 LGCNS 등과 협력이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