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대로에서 택시에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택시 운전자가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9일 오후 6시3분경 서울 지하철 5호선의 광화문역 2번출구 앞 도로에서 은색 K5 택시에 불이 났다.
▲ 9일 광화문대로에서 소방관들이 택시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연합뉴스> |
불은 소방대원이 출동해 6분 만에 진화했지만 60대 남성인 운전자 임모씨가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운전석과 조수석 위치에서 ‘펑’소리와 함께 불꽃이 치솟아 임씨 몸에 옮겨붙었다.
임씨는 불이 붙은 상태로 차량 바깥으로 나왔으며 인근에 있던 경찰이 소화기로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시작했다. 임씨는 불이 모두 꺼질 때까지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택시 내부에서 인화물질을 담은 철제통이 발견됐고 임씨의 전신에 불길이 옮겨붙었다는 점에서 분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운전자가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고 진술했다"며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씨는 전신에 2도화상을 입고 기도 역시 화상으로 손상돼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의식이 없으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임씨를 구하려던 주변 시민 김모씨도 손바닥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택시 조수석 안에서 유류 용기로 추정되는 물품을 발견했다. 용기 표면에 '왁스'라고 적혀 있었으며 인화성 물질이 들었는지를 확인하는 간이 유증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시에서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