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토가 모바일게임에 뛰어들어 국내 모바일게임업체에 충격을 줬으나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와 게임빌 등 국내 주요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닌텐도의 모바일게임 시장진출 발표 이후 급락했던 주가를 대부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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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병준 게임빌 대표 |
업계 관계자들은 닌텐도가 콘솔게임기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해 왔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의 사정은 다르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컴투스와 게임빌의 주가는 24일 각각 18만 원과 12만1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 회사의 주가는 닌텐도의 모바일게임 시장진출 여파를 점차 씻어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기업은 지난 17일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회장이 모바일게임 전문기업 ’디엔에이‘(DeNA)와 손잡고 올해 닌텐도 게임을 모바일에 출시하겠다고 밝힌 뒤 주가가 급락했다.
컴투스는 19만9900원이던 주가가 닌텐도의 발표 뒤인 18일부터 이틀 연속으로 하락해 19일 한때 17만4700원까지 떨어졌다.
게임빌도 같은 기간 주가가 12만9600원에서 19일 한때 11만8800원까지 급락하는 등 닌텐도 악재에 고전했다.
이는 닌텐도가 콘솔게임시장에서 보여준 역량이 워낙 뛰어나 모바일게임시장에서도 국내기업들이 닌텐도와 경쟁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닌텐도의 모바일게임 시장진출이 몰고 온 여파는 오래가지 않았다. 섣불리 닌텐도의 모바일게임 사업성공을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닌텐도가 아직 구체적 사업진출 방안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던 게 사실”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닌텐도의 성공에 의문을 품는 의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그동안 콘솔게임에만 집중해 온 닌텐도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닌텐도가 모바일게임시장에서 콘솔 게임기처럼 압도적 영향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며 닌텐도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 연구원은 “세가, 캡콤 등 콘솔 게임업체들이 소닉과 파이널판타지 등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했지만 시장에 끼친 영향이 적었다”며 “콘솔게임을 모바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게임성 훼손이 우려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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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닌텐도가 일본 모바일게임 업체 '데나'(DeNA)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등 닌텐도 콘텐츠 게임이 대부분 어린이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1인용 싱글플레이 위주”라며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의 유행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닌텐도가 모바일게임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일본게임업체 특성상 일본 내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 국내시장에 영향을 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닌텐도는 1889년 일본에서 화투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설립돼 지난 40여 년 동안 콘솔게임시장에서 ‘슈퍼마리오’, ‘동키콩’, ‘젤다의 전설’ 등 인기게임을 연달아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닌텐도는 최근 ‘닌텐도DS', '닌텐도wii' 등 자체제작한 콘솔게임기사업에서 부진을 겪었다. 닌텐도는 이번 1분기 예상 영업이익도 기대했던 것의 절반 수준인 200억 엔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가 모바일게임시장 진출을 전격 선언한 것은 이런 사업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