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미국에서 현대차 제2공장을 착공할까?
정몽구 회장이 이른 시일 안에 미국에서 현대차 제2공장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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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미국에 연간생산량 30만 대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착공해 2017년부터 양산에 들어가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20일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올려잡으면서 “현대차가 미국에 추가공장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실제 건설로 이어질 경우 부품시장에 추가적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런 관측을 부인하고 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도 “현대차 미국 제2공장 건설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기업들에게 국내 투자를 확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해외공장 건설 계획을 밝히기에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현대차가 미국에 제2공장을 설립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시장이 되살아나고 저유가 기조에 맞춰 시장이 변화하고 있지만 현대차가 그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72만5700여 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2013년보다 0.7%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 기간 미국의 신차 판매량이 5.9% 증가하면서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도 2013년 4.6%에서 4.4%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서도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올 1~2월 현대차 판매량은 9만7천 대로 시장점유율 4%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다양한 차량을 생산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제2공장 건설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생산을 늘리고 픽업트럭 등 미국시장 전략차종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SUV시장은 연평균 14.4%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연료비 부담이 줄어들자 픽업트럭과 SUV 등 대형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 남동부에 앨라배마공장을 운영중이다. 이 공장은 연간생산량 30만 대 규모로 현재 쏘나타와 아반떼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싼타페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위탁생산하고 있다. 투싼은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제2공장을 세울 경우 픽업트럭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3월부터 SUV와 세단을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가 붙지 않는다. 하지만 픽업트럭은 여전히 25%의 관세가 유지된다. 현대차가 픽업트럭에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현지생산이 필요하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열린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싼타크루즈(HCD-15)’라는 픽업트럭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현대차 연구개발부문의 박병철 이사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가 픽업트럭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 미국 제2공장이 착공에 들어가면 현대기아차는 착공을 앞두고 있는 중국공장 2곳과 지난해 착공한 멕시코공장을 포함해 모두 4곳의 완성차공장을 추가로 운영하게 된다. 모두 합쳐 연간 생산량 900만 대를 웃도는 규모다.
하지만 제2공장 건설에 수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착공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아차 멕시코공장의 경우 공장부지 검토에서 투자계약 조인식까지 3년가량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