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홍콩에서 글로벌 투자금융사업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이 최근 싱가포르와 홍콩 출장을 다녀왔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자세한 출장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법인 등을 방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홍콩에서 투자금융(IB)사업을 손수 챙겼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KEB하나은행의 홍콩 투자금융(IB) 데스크인 'KEB하나글로벌재무유한공사'를 중심으로 두고 하나금융투자 등 계열사들의 역량을 한 데 모을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영국,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 투자금융사업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인 '투자금융(IB) 데스크'를 두고 있다.
홍콩은 중국을 포함한 나머지 아시아 지역과 거리가 가까울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 중심지 가운데 하나이고 부동산 매물도 많아 투자금융의 요충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 신한금융, 미래에셋 등 국내 금융그룹들이 잇따라 홍콩 법인에 자본 확충을 시도하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 회장은 홍콩에서 투자금융사업을 강화해 글로벌 무대에서 하나금융그룹의 ‘재기’를 꿈꾸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은 2008년 일찌감치 홍콩에 하나은행의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진출했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하나은행의 홍콩 법인은 2016년 순이익 20억 원, 지난해 말 8억 원을 내며 겨우 흑자를 유지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홍콩 법인을 설립하며 하나은행과 연계해 투자금융사업을 강화하고자 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16년 철수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하나은행이 올해 해외에서 굵직한 투자금융(IB) 딜을 따내며 성과를 입증한 만큼 이제는 홍콩에서도 수확을 기대해볼 시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올해 들어 1억7075만 달러 규모로 에미레이트항공의 A380 새 항공기 구매를 위한 금융 주선에 참여했고 5500만 달러 규모로 일본 투자회사와 항공기 운용리스 계약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 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의 협업체계인 ‘원(One) IB’를 선포하며 투자금융사업에서 손발도 맞추고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최근 유상증자로 자본을 확충한 만큼 하나은행의 투자금융사업을 함께 할 역량을 갖추게 됐다.
김 회장은 "세계 유수의 초일류 금융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2025년까지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비중을 40%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잡아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