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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쁜 재계 3~4세 경영체제 전환과 임원 외부수혈 세대교체

진국영  jinieman@careercare.co.kr 2018-12-07 10: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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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이 2세 경영을 넘어 3~4세 경영체제로 이동하고 있다.

30대 그룹사들 상당수가 이미 2천 년대 중반부터 3세 경영체제 전환을 위한 준비 작업을 차근차근 밟아 왔지만 2017년~2018년에는 그런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역사가 깊은 그룹 중에는 3세를 넘어 4세가 등장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숨가쁜 재계 3~4세 경영체제 전환과 임원 외부수혈 세대교체
▲ 진국영 커리어케어 경영기획실 사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9월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임명돼 그룹 인사와 경영 전반을 책임지기 시작했으며 삼성그룹은 다소 특수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의 3세 경영체제로 들어섰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 부사장도 현대중공업지주 주주로 올라서면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 등 3세 3형제의 활동도 점점 눈에 띄고 있다.

CJ그룹도 3세 경영체제로 이동 중이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상무가 새로 출범한 CJENM의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로 임명되면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지난 10월 삼성 출신 CJ대한통운 박근희 부회장이 지주사 CJ의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3세 경영체제 추진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미 2010년 부회장에 오른 대림그룹 이해욱 부회장은 사실상 그룹을 진두지휘해 온 지 오래다.

LG, 두산, GS그룹은 4세 경영체제로 들어섰거나,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016년 박정원 회장이 들어서면서 국내 그룹사 4세 경영 시대를 열었으며, LG는 지난 5월 구본부 회장이 별세한 후 6월 구광모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4세 경영체제로 들어섰다. 이밖에 GS그룹도 4세인 허세홍 GS글로벌 사장을 주력 계열사인 지GS칼텍스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4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착착 진행되고 있는 승계 작업과는 별개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3~4세 경영진이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거대 기업의 ‘미래준비’를 이뤄내야 하는 것과 더불어 경영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이중과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과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에 맞춰 기존 주력 사업인 전통 제조업을 바꿔내는 일이다. 기술개발을 가속화 해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으면 어쩌면 기업의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필요하다면 글로벌 차원의 과감한 인수합병에 망설임이 없어야 하지만 결단은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차원의 보호무역주의 조류에 대해서도 대응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맞춰 사회에 적극적으로 공헌하는 기업 이미지도 갖춰 나가야 한다. 브랜드의 실패는 곧바로 시장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

세대교체 중인 주요 기업들의 혁신 노력은 따라서 여타 기업들에 비해 더욱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본격화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최고 경영진 세대교체는 새로운 비전 수립을 통한 경영혁신과 그 구체화를 담당할 인재 수혈, 교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물론 내부 인재를 우선 등용하겠지만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그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2019년은 이미 틀을 잡아 가고 있는 3~4세 그룹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구체적 임원진 교체로 이어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체의 핵심은 당연히 새 판을 짤 수 있는 인력과 짜이는 새 판을 구체적하고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인력 확보다. 한국 최대의 임원급 서치펌인 커리어케어의 임원급 포지션 진행 상황이 현 상황을 증명한다.

연말이면 내년도 사업을 끌고 나갈 임원진들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게 마련이지만 올해는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기업 핵심임원 서치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커리어케어 본부장들은 2019년 어려움이 예상되는 현 상황이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에는 오히려 전례 없는 가속도가 붙어있는 상황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헤드헌팅 컨설턴트들은 글로벌 차원의 인수합병(M&A) 프로젝트 수행 가능 인력을 찾는 기업의 수요에는 절박함까지 감지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동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비용은 당연히 고려 요소가 아니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개발(R&D) 인력들을 찾아 나서고 실제 채용해 들이는 기업들의 노력, 규모와 속도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수준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광모 회장체제 아래 LG그룹이 올 한해 보여줬던 임원인사는 3~4세 경영체제 하 각 기업들이 내년 어떤 행보를 보일지를 예측할 수 있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젊은 나이에 갑자기 총수 자리에 오른 만큼 당분간 조심스러운 경영 스타일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구 회장은 취임 보름 만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최측근으로 불러 들인 데 이어 11월에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화학 사장으로 외부인물인 신학철 3M 수석 부회장을 영입하는 강수를 뒀다.

신소재,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등으로 LG화학을 더욱 강하게 견인하기 위한 조처로 분석됐다. LG화학의 CEO 영입은 LG화학 35년 역사상 최초로 기록됐다.

이어 11월에는 홍범식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를 경영전략팀장(사장)으로,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을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으로, 김이경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을 인재육성담당 상무로 데려왔다. 물론 LG그룹은 11월말 인사에서는 주요 부회장진을 유임함으로써 경영 안정을 동시에 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고 경영자의 세대교체가 60대에서 50대로, 50대에서 40대로 젊어지는 연령 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충분했던 시대는 지나갔다. 관리임원화한 고위급 임원을 새로운 열정으로 무장한 젊은 임원으로 교체하고, 그 힘으로 기존 핵심사업을 확장하거나, 일부 틀을 바꾸는 수준의 혁신을 만들어 내고자 했던 수준은 이미 의미를 잃은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5대 그룹사 것만 해도 617조 원에 이른다고 할 만큼 충분하다. 문제는 이를 어디에 투입해서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인지를 확실히 판단하지 못하는 것인데 이는 상당 부분 우리 기업의 패스트 팔로우 체질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기존 그룹 경영구도 아래에서 기존 사업구도를 쉽게 버리거나 바꿀 수 없을 것이라는 상황도 있다.

새로운 3~4세 경영진의 등장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기존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나아가는 데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2019년 주요 기업들의 임원진 영입, 교체가 어느 때보다도 주목된다. [진국영 커리어케어 경영기획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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