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비디아가 차세대 '파인만' 플랫폼 기반 제품의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는 정황이 파악됐다. 엔비디아의 출시 전략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HBM 공급 경쟁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026년 1월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행사장에서 '루빈' 시리즈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엔비디아>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대만 TSMC와 협력해 차세대 ‘파인만’ 시리즈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및 양산체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파인만 시리즈는 엔비디아의 기존 제품과 달리 맞춤형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활용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경쟁 판도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4일 부품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가 엔비디아의 파인만 플랫폼에서 이뤄질 기술적 변화에 대응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하반기부터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루빈’ 시리즈를 고객사들에 본격적으로 공급하는 데 이어 2027년 선보일 ‘루빈 울트라’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2028년 출시할 파인만 시리즈의 공급망 구축 작업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제품 개발 주기가 단축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과 패키징을 담당하는 TSMC가 파인만 시리즈와 관련된 설비 투자를 당초 일정보다 앞당기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및 패키징 생산 능력을 빠르게 늘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면서 공장 클린룸 건설과 장비 반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공급망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전략에 맞춰 신제품 출시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2026년 들어 엔비디아는 오픈AI와 코어위브 등 기업에 직접 투자해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대규모 투자 사례를 늘리고 있다.
블랙록과 골드만삭스 등 월스트리트 대형 금융기관과 협력해 데이터센터 투자 및 반도체 관련 자금을 대는 5천억 달러(약 707조 원) 이상의 금융 플랫폼 구축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주요 고객사들이 외부 자본을 확보해 투자 재원에 부담을 덜면 자연히 엔비디아 제품을 더 활발히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된다.
엔비디아가 이런 효과를 노려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양산 및 출시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 TSMC를 비롯한 협력사를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 삼성전자 HBM4E 고대역폭 메모리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 파인만 시리즈에 TSMC의 A16(1.6나노급) 첨단 미세공정과 차세대 패키징 및 광학기술, 맞춤형 HBM이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BM은 인공지능 반도체의 연산 성능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핵심 메모리반도체 부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한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에 표준 규격을 기반으로 설계된 HBM을 탑재해 왔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정해진 기준에 맞춰 생산한 부품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파인만 시리즈 제품에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에 맞춤형으로 설계된 HBM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파인만 시리즈를 위해 별도로 설계된 HBM이 적용되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가 다른 제품과 차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의 HBM 주요 공급사 자리를 지키려면 이러한 기술적 변화에 적기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엔비디아가 이런 상황에서 파인만 시리즈 제품의 양산을 더 서두르는 정황이 파악된 만큼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도 더욱 다급한 목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현재 엔비디아를 비롯한 고객사들의 HBM 수요 증가에 모두 큰 수혜를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파인만 인공지능 반도체 출시에 맞춰 HBM 공급 체계를 확보한 업체와 속도가 늦어지는 기업 사이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떠오른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사이의 경쟁 판도를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 파인만 시리즈는 큰 폭의 기술 전환을 의미한다”며 TSMC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