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7월30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에서 이란제 미사일 졸파가르를 쳐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란 강경파 지도부가 미국과의 전쟁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군 지휘 체계를 개편하고 미사일·드론 생산을 늘리는 등 군사력 강화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란 강경파는 미국 정부와 이란이 지난 6월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를 두고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 및 아랍권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강경파 지도부는 최근 테헤란에서 회의를 열고 미국과의 추가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중동 정보 당국자는 통신 감청 등을 통해 이란 내 강경파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대정규군 영향력을 확대하고 강경파 인사를 군과 정보기관 요직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미사일과 드론 생산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신정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창설된 최고지도자 직속 군사 조직이다.
국경 수비를 맡은 정규군과 달리 이슬람 체제 유지와 쿠데타 방지를 주 임무로 삼는다.
특히 혁명수비대는 예멘 후티 반군과 이라크 민병대 등 이란의 역내 동맹 세력과 접촉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미국의 동맹국을 겨냥한 공격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시아만의 해저 통신 케이블을 절단하고 쿠웨이트·바레인 등 국가에 소요 사태를 유발하거나 쿠웨이트 내 지상 작전을 감행하는 것도 확전 시나리오로 꼽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 강경파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향후 더 강력한 공격을 진행하려고 시간을 벌기 위해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프랑스에서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은 종전 대가로 이란의 원유 판매를 허용하기 위한 제재를 면제하고 각국에 예치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 동결 자금을 풀기로 했다. 최대 3천억 달러(약 424조4천억 원)의 재건 기금을 조성하는 안도 제시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협상에 성실히 나서는 내용이 양해각서에 담겼다.
그러나 강경파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종전 협상으로 시간을 벌어,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 및 에너지 공급 혼란을 줄이고 이란을 상대로 군사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란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기반 시설을 재건하고 미사일 기지를 복구해 나가고 있다.
반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실용적인 성향의 지도부는 미국과 협상해 전쟁을 끝내고 제재 완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면 경제가 붕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앨런 에어 전 미국 국무부 페르시아어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이란 정권에게 전쟁은 기본 상황”이라며 “이란은 전시 태세를 유지하며 추후 공격에 대비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