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투자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김 행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주요 수익원인 대출이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외환은행이 강점을 지닌 외국인 직접투자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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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조 외환은행장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전체 이익에서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기 위해 외국인 직접투자(FDI)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은행이 해외투자자의 국내기업이나 부동산입찰 참여에서 인수주관사를 맡거나 외국인 투자규정에 대해 자문하고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말한다.
김 행장은 최근 부서장 회의에서 제주도와 홍익대학교 인근 부동산에 투자하는 중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인 투자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제주도에 투자된 외국인투자액 9조 원 가운데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현재 제주영업점에 외국인 직접투자센터를 설치하고 중국인 투자자를 위한 투자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센터는 내부에 중국 현지법인 직원 2명이 운영하는 ‘차이나데스크’를 마련해 중국인 투자자 발굴과 자산관리도 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제주영업점 외에도 서울 영업점 2곳과 인천 송도까지 합쳐 모두 4개의 외국인직접투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외국인투자자들이 자주 찾는 곳에 추가로 외국인 직접투자센터를 열려고 한다. 차이나데스크와 같은 외국인 투자자 맞춤서비스도 확대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중국뿐 아니라 다른 해외자본이 한국에 투자할 경우에 대비해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외국인 직접투자 전문가 교육을 받은 직원 200여 명이 전국 영업점 중 39곳에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2007년 첫 외국인직접투자센터를 설립한 이래 국내 외국인투자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자금 신고액은 9조1432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보다 투자자금 신고액이 140% 늘었다. 시장점유율은 42%에 이른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말 중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제주도 부동산개발에 쓰일 외국인 직접투자자금 1억1천만 위안(약 193억 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 투자자는 이후 100억 원 규모의 위안화를 추가로 송금했다. 제주도에 중국 위안화가 직접 투자된 것은 이 거래가 처음이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미국 사모펀드회사 칼라일이 국내 보안기업 ADT캡스를 인수하는 과정을 주선하기도 했다. 외환은행은 이 사업으로 약 8978억 원을 유치했다. 외환은행은 칼라일 외에도 중국 국영투자회사 녹지그룹을 비롯한 외국 유명기업의 국내투자를 주선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위안화거래가 활성화할 것에 대비해 중국인투자자의 직접투자 유치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며 “하나은행과 통합될 경우 영업망이 확대된 점을 이용해 더 많은 투자를 주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