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농업계 금융기관인 라보뱅크가 세계 식량시장의 위기를 경고했다.
라보뱅크는 16일 2018년 식량시장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불안정한 날씨,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가축 질병이 2019년 세계 식량시장을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보뱅크는 “2018년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해 유럽, 아르헨티나, 호주 등 주요 식량 생산지역의 생산량이 크게 떨어졌다”며 “엘니뇨 현상을 비롯한 이상 기후가 식량산업을 불확실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연방해양대기청은 8일 올해 겨울 막바지에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80%라고 예보했다.
엘니뇨 현상은 남아메리카 서해안을 따라 흐르는 페루 해류 속에 드물게 이상 난류가 흘러드는 현상이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남동 아시아가 건조해지고 브라질 일부 지역은 가뭄을, 아르헨티나는 폭우를 겪는 등 이상 기후가 발생해 농업 전망이 불투명해진다.
라보뱅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식량산업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봤다.
미국과 중국은 2018년 7월6일부터 서로의 상품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중국이 1차로 관세를 부과한 대상 품목에는 미국산 콩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라보뱅크는 “미국이 세계 최대의 콩 수입국인 중국에 콩을 수출하는 데 지장이 생기면 엄청난 양의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다”며 “무역에 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2019년에는 미국의 콩 재고가 10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라보뱅크는 전염병 역시 식량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보뱅크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퍼지며 세계 양돈사업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중국에서 돼지고기 생산량이 줄고 가격이 올라 수입이 늘어나는 등 큰 피해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전염 가능성이 높고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기 때문에 양돈산업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 치료가 불가능하고 백신도 없다. 한국에서는 아직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나타나지 않았다.
라보뱅크는 “농산물 생산자, 유통업자, 소비자는 2019년 만연할 정치, 기후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