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방어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승부는 미국과 중국에서 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두 지역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자동차시장)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경쟁 강도가 너무 심하다”고 바라봤다.
▲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왼쪽),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
현대기아차는 10월에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 7.3%를 보였다. 9월보다 점유율이 0.3%포인트 하락했다.
현대기아차는 여전히 승용차 위주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어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판매 비중이 높은 해외 완성차기업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7월에 야심차게 내놨던 신형 싼타페도 시장에서 신차 효과를 기대만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신형 싼타페의 월간 판매량은 약 5천 대 수준으로 구형 판매량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실상 연말에는 인센티브 지출을 늘리는 전략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렇게 되면 수익성 개선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중국에서도 시장 점유율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중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10월 기준으로 3.9%를 보였다. 5년 전의 10%를 넘던 때와 비교하면 1/3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SUV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점유율 수성에 실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가운데 SUV 비중은 약 25%다. 현재 중국에서 팔리는 자동차 가운데 SUV가 35% 안팎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SUV 비중을 빨리 늘리지 못한다면 점유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