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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2012.94로 마감한 6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뉴시스> |
증권회사들이 지난해 금융업 불황에 시달리면서 애널리스트의 수를 대폭 줄였다.
애널리스트는 직접 수익을 내는 인력이 아니라는 이유로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일이 잦다. 애널리스트가 줄면서 증권회사의 시장분석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5일 기준으로 국내 증권회사에 1157명의 애널리스트가 근무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권회사 62곳 가운데 애널리스트를 단 1명이라도 보유한 회사는 모두 55곳이다.
국내 증권회사에 2011년 2월 애널리스트 1580명이 근무했다. 애널리스트가 역대 가장 많이 일했던 때다. 현재 애널리스트는 이때와 비교하면 무려 26.8%가 줄었다. 4년 동안 400명이 넘는 애널리스트가 떠났다.
애널리스트는 증권회사 리서치센터에서 일하는 연구원이다. 국내외 주식시장과 상장회사부터 파생상품과 채권 등 다양한 시장을 분석하고 앞날의 실적을 예상해 투자자에게 투자전략을 제시한다.
증권회사들은 최근 잇따라 애널리스트 출신 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기도 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과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지난해 증권회사 사장으로 임명된 대표적인 애널리스트 출신 인사다.
그러나 증권업계가 최근 몇 년 동안 저금리 기조와 주식거래 부진으로 불황에 시달리면서 애널리스트도 꾸준히 줄었다. 특히 리서치센터가 직접 수익을 내지 않으며 지속적 투자가 필요한 부서라는 점에서 구조조정의 주요 대상이 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가 기업이나 산업에 대해 분석한다고 해서 증권회사의 영업이익이 곧바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업무와 수익이 직결되지 않는 점 때문에 인력구조조정이 진행될 때 자리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분석을 맡는 ‘스몰캡’ 애널리스트가 특히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하면서 스몰캡 애널리스트 6명을 4명으로 줄였다. KTB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스몰캡 애널리스트의 수를 줄였다.
자리를 지킨 애널리스트도 이전보다 연봉이 삭감되거나 안정성을 찾아 일반영업직이나 펀드매니저로 자리를 바꾸는 일이 많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의 평균연봉은 지난 3년간 평균 20% 이상 줄었다.
애널리스트가 줄어들면서 증권회사가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전략을 짜는 능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시장 규모가 커진 반면 애널리스트가 줄면서 1명이 기업 수십 개를 살피거나 대기업 위주의 분석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국내 3대 증권사인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만이 애널리스트를 70명 이상 보유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를 보유한 증권회사 55곳 가운데 전체 애널리스트가 10명 이하인 회사도 16개에 이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회사들이 애널리스트를 전반적으로 줄이면서 1명이 져야 할 업무부담이 지나치게 커졌다”며 “담당 산업이나 기업을 제대로 살펴볼 여유가 없으니 그만큼 보고서의 질도 이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