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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초청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에서 조윤선 정무수석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0년 만에 그룹 부회장직을 신설했다. 박 회장은 두 자리뿐인 그룹 부회장 자리에 최측근 인사를 앉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인수 등 그룹의 현안을 앞두고 대외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부회장직을 부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대외업무를 맡아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급을 맞추기 위해 부회장직을 다시 만들었다는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원태 부회장과 김성산 부회장을 중심으로 두 부회장의 대관업무를 지원할 대관팀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태 부회장과 김성산 부회장은 박삼구 회장과 함께 그룹 안팎의 대외업무를 중점적으로 맡게 된다. 이원태 부회장은 서울지역을, 김성산 부회장은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지역을 담당하게 된다.
이 부회장과 김 부회장은 각각 1945년생, 1946년생으로 그룹의 대표적 원로로 꼽힌다.
이원태 부회장은 1972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한 뒤 40년 넘게 그룹에 몸담아 왔다. 그뒤 대한통운 사장을 지내고 그룹 상근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박삼구 회장의 부름에 다시 복귀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재계의 대표적 중국통으로 꼽히는 박삼구 회장의 최측근이다. 1993년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중국사업 전진기지인 베이징대표처에서 근무하며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금호고속의 중국 진출을 이끌었다.
이 부회장은 또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수석부회장,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회장, 한국통합물류협회 수석부회장, 한국항만물류협회 회장, 한국관세물류협회 회장,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부회장 등을 지내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해 왔다.
김성산 부회장도 1973년 금호고속에 입사한 뒤 그룹에 몸 담은 지 40년이 넘었다. 김 부회장은 최근 금호고속 최대주주인 IBK펀드로부터 금호고속 매각작업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김 부회장은 특히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전남대를 졸업하는 등 호남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실상 호남지역의 마지막 그룹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그룹 재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삼구 회장은 김 부회장이 호남지역의 대관업무를 수행할 적격인물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어느 때보다 대관업무의 중요성이 높아져 있다.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인수를 앞두고 그룹을 재건하느냐 마느냐의 고비에 놓였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 인수를 위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9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금호산업 인수전에 호반건설을 비롯한 5곳이 입찰적격자로 선정돼 있다.
박삼구 회장은 정재계를 중심으로 대외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제출이 마감된 지난달 25일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재계 총수들을 초청해 메세나 활동에 대한 적극 지원을 당부한 다음 날이다.
박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이홍구 전 총리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등이 이사진에 포진해 있거나 최근까지 이사를 역임했다.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도 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최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애바카스 사장으로 임명됐다. 재계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사수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자신감을 보여준 것으로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