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10월31일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오렌지라이프 인수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그 뒤에 순차적으로 아시아신탁 자회사 편입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회장이 ‘신한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재판을 받게 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사법에 따르면 자회사 편입 승인요건으로 ‘금융지주회사 및 자회사 등의 재무상태와 경영관리상태가 건전할 것’을 평가한다.
금융당국이 ‘채용비리’를 경영관리 차원의 문제로 판단하면 조 회장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자회사 편입 승인심사가 미뤄질 수 있다.
게다가 검찰이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 신한생명 등 신한금융지주의 다른 자회사를 대상으로도 채용비리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금융당국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신탁 인수도 최종 마무리되기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회사 CEO(최고경영자)의 문제를 해당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문제로 연결해 보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 심사는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채용비리 및 비자금 조성 연루 의혹에 발목 잡혀 9개월여 동안 미뤄지기도 했다.
박 전 회장이 물러나고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뒤 5개월여 동안 지배구조 개선과 혁신안을 내놓으며 공을 들인 뒤에야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냈다.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도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으로 6개월여 동안 중단됐다가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뒤에 인가를 받았다.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대주주 변경 승인도 11개월째 진행되지 않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최순실 사건'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을 받았고 아직 수사가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가 넘어야할 심사요건과 다른 금융회사의 사례는 다소 다른 요건이 적용되고 각 최고경영자(CEO)들이 받고 있는 혐의도 다른 만큼 일률적으로 판단하긴 어렵지만 신한금융으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부터 조직을 정비하고 중장기적 목표 아래 추진해온 그룹 시너지 확보 전략과 인수합병 성과가 곳곳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꾸준히 그룹 현안을 챙기며 재판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채용비리 연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과 비슷하게 ‘채용은 기업의 자율적 권한’이라는 점을 내세워 무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1일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임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고객과 사회가 금융에 요구하는 바는 훨씬 높고 엄격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고 저부터도 스스로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보겠다"며 "날마다 새로운 각오로 신한금융그룹의 CEO라는 막중한 소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