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해양플랜트업체인 우드사이드 페트롤리엄(Woodside Petroleum)은 브라우스(Browse) LNG 프로젝트에 쓰일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2척의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이면 기본설계 단계에 진입한다.
그러나 국내 조선3사에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인 피터 콜먼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등 조선 3사를 겨냥해 “이 회사들은 중국 조선소들과 경쟁할 비용구조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해양플랜트 수주잔고에서 중국과 싱가포르 조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시추선부문에서 36%,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에서 82%가량에 이른다.
올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발주한 아프리카 또르뚜 가스전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건조 일감도 중국 코스코와 프랑스 테크닙FMC 컨소시엄이 차지했다.
수주전 초기에는 현대중공업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지만 결국 가걱에서 밀려났다. 중국 업체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한 것은 이 계약이 처음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이 경험을 쌓아갈수록 조선3사의 기술 경쟁력의 우위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박부문에서 예전에는 중국 조선업계의 점유율이 미미했지만 지금은 1위"라며 "해양플랜트분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3사는 FLNG(부유식 LNG생산설비)시장에서도 중국 조선사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와 시추선은 원래 조선3사가 탄탄한 시장 지배력을 다져 놓은 부문이지만 중국과 싱가포르 조선사의 존재감은 갈수록 위협적이다.
7월에는 중국 조선사 위손이 미국 에너지회사 웨스턴LNG로부터 부유식 LNG생산설비 기본설계를 수주하고 EPC(설계·자재구매·시공)도 맡기로 했다.
이 회사의 미주 지역 사업개발 부사장인 두에인 버트런은 “위손은 낮은 가격으로 고품질의 부유식 LNG설비를 제공하는 선두주자”라며 “이번 계약은 부유식 LNG설비의 구상부터 인도까지 통합적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중공업이 완성한 해양플랜드 '프리루드FLNG'.
위손이 만든 부유식 LNG생산설비는 그동안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해양플랜트와 비교하면 규모가 아주 작지만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모두 단계를 따냈다는 점에서 조선3사로서는 경계를 높일 만한 일이다.
소형 부유식 LNG생산설비부문에서 건조경험을 충실히 쌓는다면 향후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전에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런 추세를 감안해 앞으로 해양설비보다는 상선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마케팅기획팀의 오성일 상무는 “삼성중공업은 당분간 LNG운반선과 셔틀탱커(왕복 전담 유조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상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해양설비 수요는 많지 않고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는 거의 없다"고 트레이드윈즈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5년 동안 해양부문(시추선 포함)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선 비중을 매출의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조선소의 해양플랜트 건조 경쟁력에 한국 조선사들이 경각심을 품어야 할 것”이라며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중국과 싱가포르 조선소의 건조 경쟁력이 한국 조선사보다 뒤쳐진다고 보기에는 글로벌 수주잔고에서 중국과 싱가포르 조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