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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원전 축소는 실패' 인정, K원전 유럽 SMR 영토 확장 기회 잡을까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6-03-11 14: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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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 '원전 축소는 실패' 인정, K원전 유럽 SMR 영토 확장 기회 잡을까
▲ (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및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10일 파리에서 열린 원자력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정 상황을 맞아 원자력 발전 비중을 축소하려던 기존 전략을 실패라 인정하고 방향을 선회하려 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 한국 원전 관련 기업은 유럽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는데 유럽의 ‘원전 부활’ 바람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상회의에서 “원전 축소는 전략적 실패”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EU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회원국인 독일이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한 결정에 영향을 받아 원전 비중을 축소했다. 

이에 유럽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약 3분의 1에서 현재 약 15%로 반토막이 났다. 

그런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올해 중동 전쟁까지 지정학 리스크로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원전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저렴하고 탄소 배출량이 적은 에너지원인 원자력을 그동안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에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유럽에 처음으로 SMR을 배치하기 위한 계획을 제시했다. 계획에 따라 EU는 SMR 산업 표준을 개발하고 공급망을 구축한다. 

또한 집행위는 2억 유로(약 34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이를 통해 차세대 원자력 기술에 투자하는 민간을 대상으로 대출 보증도 제공한다. 

SMR은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원자로로 기존 원자력 발전소와 비교해 건설 비용과 시간, 안전성 등 측면에서 장점을 주목받는다.

유로뉴스는 “EU 집행위는 저탄소 전력인 원자력 발전을 통해 철강 및 화학 등 중공업 부문에서 탈탄소화와 에너지 비용 절감을 노린다”고 분석했다.  
 
 EU '원전 축소는 실패' 인정, K원전 유럽 SMR 영토 확장 기회 잡을까
▲ 프랑스전력공사(EDF)가 가론 강변 골페흐에 운영하는 원자력 발전소 냉각탑에서 2월16일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유럽에서 원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K원전 기업에도 기회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특히 유럽 내 자체 SMR 기업은 롤스로이스 정도 외에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사실상 전무해 K원전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11일 폴란드 SMR 개발사 신토스그린에너지와 개발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더해 삼성물산은 루마니아에서 SMR 사업 기본설계를 맡고 에스토니아에 페르미에네르기아와 SMR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SMR 주기기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에 자회사를 두고 원전 증기터빈을 현지에 공급한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기자재 고객사인 미국 뉴스케일과 테라파워가 각각 루마니아와 영국에서 SMR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통해서도 유럽 내 사업을 늘릴 수 있다. 

또 현대건설은 지난해 4월14일 핀란드 원전 건설 사업의 사전업무착수계약(EWA) 대상자로 선정되고 슬로베니아 크르슈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최종 공급사 후보에 올랐다.

앞서 K원전은 지난해 6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주기기 본계약을 체결하고 유럽 원전 수출에 교두보를 세웠는데 이번 EU집행위의 SMR 추진 정책으로 추가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프랑스 EDF와 같은 현지 기업과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DF는 핀란드와 슬로베니아 원전 사업에 입찰해 현대건설과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EU 최대 원자력 발전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유럽 전역에서 표준화된 원자로 설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신규 원전 프로젝트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프랑스 국영 원전 기업 EDF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로이터는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EDF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U 회원국 사이에 원자력 기술을 둘러싼 이견도 여전해 향후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질 여지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와 스페인은 원자력 발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독일 환경부도 집행위의 원자력 부활 전략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결국 한국 업체가 유럽 원자력 발전 시장 성장에 기회를 잡으려면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정치적 과제도 넘어야 할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EU 소속 한 외교관은 유로뉴스를 통해 “SMR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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