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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입찰보증금만 2800억' 압구정 재건축 동시 공략, 이한우 80조 도시정비 기선 잡는다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6-02-19 13: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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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올해 도시정비 대어 압구정 3구역과 5구역 재건축사업에 동시에 도전장을 냈다.

대형건설사라고 해도 인근 대형 사업지에 동시 입찰하는 일은 드물고 두 지역 입찰보증금만 2800억 원에 이른다. 이 대표가 그만큼 도시정비 왕좌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 포석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입찰보증금만 2800억' 압구정 재건축 동시 공략,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63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한우</a> 80조 도시정비 기선 잡는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압구정동 재건축 수주에 적극적이다.

19일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 3구역과 5구역 조합에 따르면 두 지역의 시공사 선정 입찰 보증금은 모두 2800억 원이다. 두 곳 모두 입찰 마감일은 4월10일로 결정됐고 현대건설이 입찰 참여를 공식화했다.

두 지역 재건축 사업은 예정 공사비가 각각 5조5610억 원과 1조4960억 원에 이르는 올해 정비사업 대어로 보증금도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3구역 조합은 입찰보증금으로 현금 1천억 원과 입찰이행보증보험증권 1천억 원 등의 2천억 원이다. 5구역은 현금 4백억 원, 이행보증보험증권 4백억 원 등 8백억 원을 제시했다.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이라 해도 홍보관과 제안서 마련 등의 비용을 제외한 입찰 참여보증금 운용 규모만으로도 만만치 않은 규모다. 이한우 대표가 대형 재건축 사업지 동시 입찰 선언으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보증금 2800억 원은 지난해 현대건설 연결 순이익 5591억 원의 절반 가량이다. 지난해말 현금 및 예금 5조1758억 원 기준으로도 5%에 이른다.

이 대표가 업계에서 많게는 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도시정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의 가치를 내세운 브랜드 타운 조성을 노리고 있다. 압구정동은 ‘현대아파트’란 이름값 덕에 현대건설이 터줏대감으로 여겨진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2구역 재건축을 따낸 기세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2구역은 압구정 재건축구역 6곳 가운데 사업을 가장 빠르게 진행했고 공사비도 2조7489억 원에 이르러 삼성물산도 눈독을 들였지만 이후 발을 뺐고 현대건설이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가져왔다.

압구정 3구역과 5구역을 입찰을 앞둔 현대건설의 변수로는 경쟁입찰 전망 상대와 전략 차이가 꼽힌다. 3구역에서는 아직 현대건설의 상대로 유력히 거론되는 건설사가 없지만 5구역에서는 DL이앤씨가 입찰 참여를 공식화했다.

DL이앤씨는 입찰 참여를 공식화하며 다른 건설사와 달리 5구역에만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듯 대형 건설사가 수주전에서 특정 지역 조합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는 것은 경쟁자인 현대건설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현대건설 '입찰보증금만 2800억' 압구정 재건축 동시 공략,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631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한우</a> 80조 도시정비 기선 잡는다
▲ 현대건설 임직원은 지난 11일과 12일 압구정 5구역과 3구역 인근에서 조합원 출근길 인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압구정 5구역 인근 갤러리아 백화점 근처.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3구역과 5구역 동시 입찰 결정으로 안게 된 부담도 있다. 

두 곳이 가까이 위치해 차별화된 조건을 내세우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다만 3.3㎡당 예정 공사비는 3구역과 5구역이 각각 1120만 원과 1240만 원으로 차이가 있다.

한 곳에서라도 경쟁입찰이 성사되면 한 곳에서의 사업조건 제안이 다른 한 곳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특히 5구역에서 DL이앤씨와 수주전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낮춰 잡은 사업비나 금융조달 조건이 3구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인근이나 가장 최근의 시공사 선정 사례를 두고 사업조건을 비교할 수밖에 없다”며 “건설사 관점에서 어느 한쪽의 사업 조건이 다른 사업의 발목을 잡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현대건설에 변수로 압구정 3구역의 필지 소송과 오는 20일로 입찰 마감 예정인 성수 1지구 참여 여부가 남아 있다.

압구정 3구역에서는 지난해 필지 일부가 조합 명의가 아닌 것으로 확인돼 우려를 키웠다. 행정 오류에 따른 것으로 사업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연 우려는 남아 있다. 

성수 1지구는 올해 강북 도시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며 조합 공사비 2조1540억 원, 입찰 보증금 1천억 원에 이른다. 현대건설도 일찌감치 입찰 참여 의사를 내비쳤지만 압구정 3구역과 5구역 시공사 선정 시기와 가깝게 맞물려 있다.

올해는 이 대표가 도시정비 왕좌 수성을 위해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으로 여겨진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조5105억 원어치를 신규 수주하며 업계 최초로 10조 고지를 밟았다. 2019년부터 7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1위를 지켰지만 삼성물산이 9조2388억 원어치를 따내며 턱밑까지 약진했다. 주택 전문가로 이력을 쌓은 이 대표가 지난해 취임 첫 해부터 거센 도전을 맞닥뜨렸던 셈이다.

이 대표가 압구정 3구역과 5구역 재건축 시공권을 모두 가져오면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인 12조 원에 단숨에 다가서면서 8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규모가 큰 만큼 올해 도시정비 시장 판도를 가를 분기점이 될 가능성도 높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은 한강변 주거 역사를 아우르는 시대의 기준이자 국내 고급 주거 문화의 정점”이라며 “설계와 기술, 브랜드 모든 측면에서 최고의 파트너십을 이뤄 시대를 앞서는 압구정만의 정체성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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