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한국과 미국의 무역협상 최종 합의 지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공급망 리스크 확대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각 기업들은 연말인사를 예년보다 서둘러 단행하며 조직을 쇄신하고 활력을 불어넣을 채비를 갖추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올해 연말인사의 흐름과 주요 포인트를 짚어보고, 이러한 변화가 위기 국면을 돌파할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을지 들여다본다.
김 대표는 2023년과 2024년 양 회장 체제 두 번의 연말 인사에서 어김없이 자리를 지켰고 올해 9월에는 KB금융그룹의 생산적금융 협의회 의장을 맡았다. 그룹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면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김 대표는 1963년생으로 KB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11명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양 회장이 해마다 연말 인사에서 안정보다는 ‘변화’에 무게를 실어 과감한 인사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올해 연임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홍구 KB증권 WM부문 대표는 1965년생으로 2023년 12월 양 회장의 첫 그룹 인사에서 발탁됐다. 임기 2년차를 마치는 올해 연말 인사를 통해 경영성과에 관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2025년 7월12일 경남 사천 KB손해보험 인재니움 연수원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 KB금융그룹 >
이밖에도 올해는 양 회장이 취임 뒤 첫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대거 기용한 내부 출신 CEO들의 성적표를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부터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 등이 모두 올해 2년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양 회장은 K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뒤 한 달 만에 단행한 2023년 12월 인사에서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8곳의 대표 9명 가운데 6명을 교체했다.
그동안 주요 계열사 대표에는 은행이나 지주 출신 인사가 내려오는 사례가 많았는데 내부 출신을 적극 발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양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교체 대상의 3분의 2를 내부출신의 새로운 인물로 채우면서 각 사업분야 전문성과 독립경영 강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양 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도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등 핵심 계열사 3곳의 대표를 바꿨다.
특히 이환주 당시 KB라이프생명 대표를 KB국민은행장에 선임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KB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국민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이환주 사장이 처음이다.
양 회장이 취임 2년차에 들어서면서 본인의 색깔을 더욱 본격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KB금융의 올해 연말 계열사 대표 인사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 회장이 앞서 두 번의 연말 인사에서 변화를 통해 ‘혁신’과 ‘성장’을 채찍질하는 기조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년은 회장 임기 3년의 마지막 해로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다.
양 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 시절부터 과감한 조직개편과 인력 운용을 보였다.
양 회장은 2016년 KB손해보험 대표에 취임한 첫 해 법인영업과 자산운용부문 강화를 위한 대규모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조직체계에 변화를 꾀했다. 그리고 조직개편에는 물갈이 임원인사가 뒤따랐다.
KB금융 회장에 오른 뒤에도 이런 인사 기조는 한결같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부터 지주 임원 인사까지 세대교체와 깜짝 발탁이 이어졌다.
양 회장은 올해 9월29일 KB금융지주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내부통제와 업무과정을 소비자 관점에서 다시 점검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창립기념식에서 과감한 변화에 방점을 찍은 ‘새로고침’ 경영법을 내놓은 데 이어 다시 한 번 변화하는 조직을 강조했다.
양 회장은 앞서 KB금융 회장으로 내정된 뒤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계열사 대표 인사에 관해 “계열사 사장 선임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회사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지, 임직원의 헌신적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등 리더십 측면에서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