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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꼴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모바일결제의 승자는?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3-02 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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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닮은꼴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모바일결제의 승자는?  
▲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5' 행사에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6과 갤럭시S엣지를 청중에게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모바일결제시장에서도 정면승부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에 모바일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탑재했다. 이로써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6 시리즈와 함께 내놓은 ‘애플페이’에 정식 도전했다.

삼성전자는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5’에서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에 모바일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올해 중순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서비스한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를 통해 10월부터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10cm 안의 거리에서 무선으로 자유롭게 데이터를 주고받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채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8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내놓으면서 기존의 마그네틱 카드결제단말기를 그대로 결제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애플페이가 새로운 방식의 카드결제단말기를 설치해야만 쓸 수 있던 것과 상반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결제체계를 안정적으로 이용해 삼성페이의 모바일결제 생태계 안착을 노리고 있다. 애플은 반대로 새 결제체계를 만들어 애플페이에 맞게 모바일결제 생태계를 바꾸려 한다.

◆ 삼성전자, 범용성에서 우위 노려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는 같은 방식으로 상점에서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두 서비스 모두 지문인식을 통해 사용자를 인증한 뒤 카드결제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가까이 대면 결제가 완료된다.

삼성페이가 탑재된 갤럭시S6 스마트폰 사용자는 삼성페이 앱을 실행하고 미리 입력한 카드 가운데 원하는 것을 선택한 뒤 홈버튼을 통해 지문을 인증한다. 그뒤 카드결제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가까이 대면 결제가 바로 끝난다.

애플페이도 아이폰에 미리 카드 정보를 입력한 뒤 상점에서 애플페이 앱을 실행하고 홈버튼에 손가락을 올려 지문인식을 한다. 이후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의 전자결제를 지원하는 카드결제단말기에 아이폰을 가까이 대면 결제가 완료된다.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은 13.56M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10cm 안에서 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쌍방향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결제에 쓰일 경우 상점이 반드시 근거리무선통신 전용 카드결제단말기를 설치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에 추가로 지난달 18일 인수한 미국 모바일결제기업 루프페이의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시리즈에 루프페이의 전용 단말기 기능을 탑재해 삼성페이를 루프페이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루프페이는 그동안 전용 단말기로 신용카드의 마그네틱 선을 긁어 얻은 신용카드 결제정보를 스마트폰에 암호화해 저장했다.

삼성페이 이용자는 근거리무선통신 전용이 아닌 카드결제단말기에도 스마트폰을 가까이 대면 곧바로 결제할 수 있다. 신용카드 정보를 자기장으로 전달해 기존 카드결제단말기가 무선으로 마그네틱 선을 읽는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 방법으로 애플보다 훨씬 많은 모바일결제서비스 가맹점을 확보한다. 근거리무선통신 방식 전용 카드결제단말기는 가격이 15~20만 원대에 이르러 아직 보편화하지 않았다. 북미시장은 전체의 90%가 기존 카드결제단말기를 사용한다.

루프페이는 스마트폰 케이스와 같은 형태의 카드결제단말기도 출시한 상태다. 스마트폰 대신 케이스에 마그네틱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이를 적용해 삼성페이가 담긴 스마트폰 케이스를 내놓으면 아이폰 이용자조차도 삼성페이를 쓸 수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채택해 전용 카드결제단말기가 필요하나 삼성페이는 기존 마그네틱 카드결제단말기만 있어도 충분히 서비스할 수 있다”며 “삼성페이가 소매점을 중심으로 더 쉽게 고객을 늘릴 것”이라고 봤다.

  닮은꼴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모바일결제의 승자는?  
▲ 삼성전자 관계자가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5' 행사에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에 탑재될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삼성페이 애플페이, 엇비슷한 보안체계 채택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는 모두 모바일결제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보안을 강조했다. 양쪽 모두 신용카드 정보를 원본이 아닌 임시번호로 저장하며 스마트폰 내부에 저장하지 않는다. 지문인식기술을 활용해 이용자 본인임을 입증하는 점도 같다.

삼성카드는 루프페이를 인수하고 마스터카드와 제휴를 맺으면서 삼성페이에 ‘토큰’ 기술을 도입했다. 토큰은 실제 카드번호를 대신해 쓸 수 있는 임시번호다. 한 스마트폰에 입력한 카드정보를 토큰으로 만들 경우 오직 그 스마트폰에서만 해당 토큰을 쓸 수 있다.

삼성페이는 이용자가 쓰는 신용카드 정보를 루프페이의 전용 단말기로 읽는 과정에서 ‘포브’라는 토큰으로 바꿔 저장한다. 이후 이것으로 결제하기 때문에 거래과정에서 실제 카드번호가 노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거래정보가 단말기에 따로 저장되지도 않는다.

삼성전자는 또 갤럭시S6 시리즈에 지문인식스캐너를 탑재했다. 삼성페이 이용자는 결제할 때마다 매번 지문인식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을 입수한 다른 사람이 멋대로 결제하는 일을 막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시리즈에 독자적 모바일 보안플랫폼 ‘녹스’를 지원해 삼성페이 이용 전반의 보안을 통제한다. 녹스는 스마트기기 하드웨어, 운영체계, 앱 등 각 부분에 맞는 보안솔루션을 따로 적용해 실시간으로 하드웨어와 데이터를 보호한다.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페이는 마스터카드의 토큰화기술 서비스 등을 통해 안전한 비접촉 모바일결제를 제공한다”며 “삼성전자의 녹스 보안플랫폼과 지문인증기술로 삼성페이를 통한 결제가 더 쉽고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애플페이도 ‘토큰링’ 서비스를 통해 결제할 때마다 카드 일련번호를 암호화한 임시번호를 카드결제단말기와 주고받는다. 결제과정에서 번호가 유출되더라도 실제 카드번호가 알려지지 않는 셈이다. 또 지문인식장치 ‘터치아이디’로 결제할 때마다 지문인증을 한다.

애플은 또 애플페이 이용자가 처음 입력한 카드정보도 아이폰이 아니라 내부에 부착된 보안IC칩에 저장하도록 했다. 에디 큐 애플 부사장은 “애플페이 이용자의 결제정보는 상점 카드결제단말기에 남지 않는다”며 “잠재적 결제사기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애플은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이 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보다 보안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위에 서 있다. 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은 신용카드의 마그네틱 선을 읽는 과정에서 카드정보를 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을 삼성페이의 주력으로 채택하면서 보안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자체 보안플랫폼인 녹스를 갤럭시S6 시리즈에 탑재해 보안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닮은꼴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모바일결제의 승자는?  
▲ 에디 큐 애플 부사장이 지난해 10월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식품매장 '홀푸드'에서 애플페이로 음식값을 결제하고 있다. <뉴시스>

◆ 모바일결제 생태계 주도권 누가 잡나


삼성전자와 애플은 모바일결제 시장을 놓고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가트너는 글로벌 모바일결제 시장규모가 2015년 4311억 달러에서 2017년 7210억 달러까지 커진다고 본다.

애플은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활성화해 모바일결제 생태계 자체를 애플페이에 맞게 바꾸려고 한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애플페이를 선보이면서 메이시스 등 대형 백화점부터 맥도날드, 스타벅스, 나이키, 디즈니에 이르기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들과 제휴했다.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미국 주요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도 애플페이를 지원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 1월 “750개 은행과 신용조합이 애플페이 서비스 제휴협약을 체결했다”며 “2015년은 애플페이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대로 기존에 보편적으로 쓰이던 마그네틱 카드결제단말기를 삼성페이의 토대로 삼아 안정적인 행보를 가려 한다. 애플페이보다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광대한 인프라 확보로 보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루프페이를 인수하면서 루프페이와 가맹된 상점 1천만 개를 얻었다. 애플은 근거리무선방식 전용 카드결제단말기의 가격문제로 지난해 말 약 22만 개의 애플페이 가맹점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페이는 루프페이에서 쓰이는 신용카드, 직불카드, 포인트카드 등 1만 종의 카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플페이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90개뿐이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애플을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위해 루프페이를 인수했다”며 “애플을 빨리 따라잡을 기반을 만들려면 새로운 생태계 조성 대신 마그네틱 카드결제단말기 등 기존 생태계를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기존 결제생태계에 안주하다 애플에게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이 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을 차차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대부분 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 금융당국도 2016년까지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모두 집적회로(IC)칩을 내장한 IC카드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3월부터 현금인출기(ATM)에서 마그네틱 신용카드로 받을 수 있던 현금서비스가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으로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북미시장을 노렸다”며 “미국에서도 IC카드 전환이 논의되는 만큼 앞날의 변화에 대처할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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