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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의 금호산업 인수참여 전격 철회한 이유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2-27 18: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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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의 금호산업 인수참여 전격 철회한 이유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산업 인수전이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애초 신세계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하자 그 의도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이 인수전 참여 철회를 결정하면서 그 배경이 무엇이든 결과적으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준 꼴이 됐다.

정 부회장은 속내와 관계없이 ‘백기사’ 노릇을 하게 된 것이다.

◆ 정용진, 롯데 불참하자 인수 뜻 접었나

신세계그룹은 27일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공식자료를 내 “금호산업과 시너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사실이 전혀 없고 단지 경쟁사(롯데)가 입찰에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의향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이 롯데그룹의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를 어떤 경로를 통해 파악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실무부서에서 확인한 사안이라 밝히기 어렵다"며 "향후 롯데가 참여하게 되더라도 우리는 다시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간접적으로라도 (금호산업 인수전에)참여하지 않는다”며 "금호산업에 관심이 없다"는 임장을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전날 금호산업 인수에 따른 시너지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는데 다음날 전격적으로 의향서를 제출했다. 

업계에서 정 부회장이 박삼구 회장의 흑기사인지 백기사인지를 놓고 여러 말들이 나돌았다. 그런데 정 부회장은 인수의향서를 낸지 이틀 만에 이를 철회했다.

정 부회장이 금호터미널에 입점한 광주신세계의 영업권을 지키기 위해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롯데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뒤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정용진, 신세계의 금호산업 인수참여 전격 철회한 이유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 부회장은 2013년 신세계 인천점을 롯데그룹에 뺏긴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롯데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금호터미널로부터 빌려 쓰는 광주신세계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롯데의 인수전 불참이 확인되자 서둘러 발을 뺐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풀이한다.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 지분 52.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광주신세계는 영업이익률이 20%를 넘는다. 향후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되는 계열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주신세계가 금호산업 인수전 결과에 따라 영업을 할 수 없게 되면 광주신세계의 지분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승계 자금줄로 삼으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삼구, 승자 되나

금호산업 인수전은 일단 호반건설과 MBK, IBK, IMM, 자베즈 등 사모펀드의 경쟁구도로 바뀌었다.

신세계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발을 빼면서 사모펀드의 배후에서 금호산업 인수전에 나서는 대기업이 없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박 회장이 경영권 회복의지를 공개적으로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차지해 재계의 불문율을 깼다는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호남이 뿌리를 둔 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지역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금호산업 인수전이 이대로 김이 빠질 경우 박삼구 회장은 경영권을 되찾는 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모펀드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관측하다.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속 경영을 위해 인수금액과 함께 인수자의 경영능력도 평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회장은 여전히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전의 김이 빠지더라도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해 확보해야 할 자금이 1조 원에 육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정용진 부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를 철회했다 해도 앞으로 박 회장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여전히 살아있다.

정 부회장이 인수전에 참여했다 철회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견제와 광주신세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여준 만큼 박 회장과 손을 잡고 실리를 얻으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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