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타이어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를 주시하고 있다.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총괄부회장은 오너 3세 경영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는데 일감 몰아주기 해소에 나서지 않으면 공정위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총괄부회장. |
1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2018년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신양관광개발을 지목했는데 모두
조현식 총괄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신양관광개발 지분 44.1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2017년 말 기준 총수일가 지분 73.9%, 내부거래 비중 87.1%로 나타났다.
신양관광개발은 총수일가 지분 100%에 내부거래 비중도 100%였다.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조 부회장에게 적잖은 부담이다. 조 부회장은 이제 막 오너 3세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조양래 회장이 2018년 1월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조 부회장이 단독대표 총괄부회장에 올랐다.
이를 통해 조 부회장은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마쳤지만 아직 지분 승계를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조 부회장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지분을 19.32% 보유해 부친
조양래 회장에 이어 2대주주다.
부친의 지분을 승계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는데 그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 지분 가치가 올라야 순조로운 지분 물려받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으면 지분 가치 상승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공정위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신양관광개발 외에도 조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엠케이테크놀로지, 엠프론티어, 신양월드레져, 아노텐금산, 아노텐더블유티이, 에프더블유에스투자자문, 와이케이티 등을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로 지정하고 있다.
특히 엠케이테크놀로지(36.45%), 엠프론티어(55.25%), 아노텐금산(100%) 등은 내부거래 비중이 특히 높은 곳이다.
조 부회장은 2017년 말 기준 엠케이테크놀로지 지분 20%, 엠프론티어 지분 24%, 아노텐금산 지분 72.1%를 보유하고 있다. 조 부회장 지분이 많은 회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은 경향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조 부회장은 오히려 규제 대상 기업의 지분을 늘려 더욱 공정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9월 조승래 아노텐금산 대표로부터 아노텐금산 지분 3.5%를 사들였고 10월2일에는 아노텐더블유티이가 보유한 아노텐금산 지분 19%를 넘겨받았다. 조 부회장의 아노텐금산 지분은 94.6%까지 늘어났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6월 “대기업집단 오너 일가가 비상장·비주력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공정위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며 “지분 등을 처분해 논란을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을 기존 규제대상의 50% 이상 자회사인 이른바 ‘사각지대 회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을 향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압박 강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100% 자회사인 에이치케이오토모티브가 사각지대 회사 명단에 올라 있다. 에이치케이오토모티브는 지난해 35.13%의 매출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국세청이 한국타이어그룹에 세무조사를 진행한 것을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연결하는 시각도 있다. 국세청은 7월 한국타이어 본사에 조사4국 인력을 투입해 세무조사 자료를 확보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2014년 세무조사를 받은 지 4년 만에 진행하는 정기세무조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조사4국이 나섰다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