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에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개시장에서 NH투자증권 성적의 향방은 현대오일뱅크의 연내 상장 여부에 달렸다.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기업공개시장의 전통적 강자로 꼽힌다.
특히 2017년에 10건의 기업공개를 통해 공모총액 3조 원을 넘기며 연간 공모총액 규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매우 저조한 기업공개 실적을 보이고 있다. 3분기까지 4건의 기업공개로 1693억 원의 공모금액 실적을 보였다.
기업공개시장의 전체 공모금액이 올해 3분기까지 3조408억 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3.9% 줄었다는 점에도 영향을 받았지만 NH투자증권의 부진은 다른 회사보다 더 두드러진다.
NH투자증권의 기업공개시장 점유율은 8.2%, 순위는 6위까지 떨어졌다.
다만 NH투자증권에게는 올해 기업공개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가 아직 남아있다.
증권업계는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를 7조 원에서 최대 10조 원 정도로 추산한다.
현대오일뱅크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상장 과정에서 지분의 20% 정도를 구주매각으로 내놓아 2조 원 정도의 현금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이 현재 증권업계의 예상대로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성공하면 단숨에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2017년에도 넷마블게임즈의 상장을 성공한 데 힘입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넷마블게임즈의 공모금액은 2조6617억 원으로 지난해 NH투자증권의 공모금액 총합의 85.5%에 이른다. 넷마블게임즈의 공모금액 규모는 삼성생명의 4조8881억 원에 이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은 NH투자증권에게 불안한 대목이다.
현대오일뱅크는 8월13일에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를 받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할 때만 해도 9월에 회계 감리를 마치고 10월 중 상장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회계 감리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회계 감리는 규정상 최장 80일까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 결산 일정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면 10월 중순 전에 회계 감리가 끝나야 현대오일뱅크의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바라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NH투자증권 기업공개 실적에서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기업공개 시장의 성수기는 아무래도 하반기인 만큼 현대오일뱅크의 연내 상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