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우)이 17일 김택진 엔씨소프트대표와 기자회견을 열고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의 지분교환과 앞으로의 협력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협력을 결정했을까?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서로 3800억 원이 넘는 지분에 대한 맞교환을 실시하면서 방준혁 의장의 속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 의장은 엔씨소프트와의 지분 맞교환이 사업상 시너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방 의장이 엔씨소프트가 가진 지적재산권(IP)과 게임 개발능력을 통해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수익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협력이 앞으로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가 넷마블을 백기사로 내세워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 방준혁 김택진, 공통의 관심사 '글로벌 경쟁력 강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17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두 회사의 지분 맞교환에 대해 설명했다.
넷마블은 이날 엔씨소프트의 주식 195만 주를 모두 3900억 원대에 매입해 엔씨소프트의 4대 주주로 올라섰다. 엔씨소프트도 16일 3800억 원을 투자해 넷마블의 지분을 확보했다.
방 의장과 김 대표는 이번 맞교환의 가장 큰 목적이 두 회사의 역량을 모아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 의장은 "국내에서 1, 2위는 중요하지 않다"며 "세계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적재산권과 개발정신이 강한 엔씨소프트와 파트너십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또 엔씨소프트와 모바일 게임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해 글로벌 게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는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공급 노하우와 역량을 엔씨소프트의 지적재산권에 녹여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택진 대표도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게임을 글로벌화해서 성공하고자 하는 DNA가 똑같다”며 “넷마블은 모바일게임의 글로벌 시장경험과 기술적 노하우가 많다”고 말했다.
◆ 방준혁, 엔씨소프트 역량 흡수해 넷마블 모바일게임 수익성 높일까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방 의장이 엔씨소프트의 노하우를 통해 넷마블 모바일게임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
|
|
▲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
네마블은 지난해 전체 매출 5756억 원 가운데 80.3%인 4626억 원을 모바일게임을 통해 거둬들였다.
하지만 넷마블 모바일게임의 수익성은 경쟁업체들보다 낮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유료화 정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회사가 각자 보유한 유통채널을 공유해 공동마케팅을 펼치기로 한 것도 넷마블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의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경쟁사보다 연령층이 높아 유료게임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공동마케팅이 자리를 잡은 뒤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유통채널을 이용해 유료 모바일게임을 공격적으로 출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방준혁 “이번 일은 넥슨과 상관없다”, 업계 반응은 “글쎄”
방 의장은 이날 이번 일이 넥슨과 엔씨소프트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영권 분쟁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게임업계의 관심이 넥슨과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에 쏠려 있지만 이번 제휴와 별개의 건으로 구분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엔씨소프트의 경영진이 미래지향적으로 경영해나가는지 살펴볼 예정”이라며 “만약 일을 열심히 안 하고 놀 경우 편을 안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지분 맞교환이 넥슨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주류를 이룬다.
방 의장은 2011년 인기를 끌던 게임 ‘서든어택’이 넷마블에서 넥슨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넥슨과 악연을 맺은 경험이 있다.
서든어택은 당시 넷마블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던 효자게임이었다. 하지만 2011년 넥슨이 서든어택 개발사인 ‘게임하이’(넥슨지티)를 인수하면서 넷마블은 최대 수익원을 넥슨에 넘겨줘야만 했다.
엔씨소프트가 넷마블 지분을 시장 평가액보다 2배 가까이 비싸게 매입한 것과 관련해서도 넥슨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 사이에 일어난 거래에 대해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면서도 "엔씨소프트가 넷마블의 주식가격을 평가가격보다 비싸게 쳐주는 대신 넥슨과의 분쟁에서 넷마블이 방어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