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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바일 헬스케어사업 재정비해 애플 추격 고삐 죈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9-20 14: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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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새 스마트워치 '애플워치4'와 고도화된 플랫폼 등을 앞세워 급성장하는 모바일 헬스케어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신수종사업으로 점찍고 준비해 왔던 헬스케어분야에서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뛰어넘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며 추격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 헬스케어사업 재정비해 애플 추격 고삐 죈다
▲ 애플 '애플워치'와 아이폰의 헬스케어 기능.

애플은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워치4를 놓고 나온 여러 외국언론의 평가를 공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새 애플워치는 최근 수년 동안의 웨어러블 기기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을 보여줬다"며 "스마트워치가 건강관리 기기에서 진단 기기로 진화하는 첫 발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애플이 12일 출시행사에서 아이폰XS 등 스마트폰과 함께 공개한 애플워치4는 사용자가 손가락만 대면 심장 박동을 측정할 수 있는 심전도 검사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기존의 스마트워치나 스마트폰에 있던 심박 수 측정 기능은 심장이 뛰는 횟수만 기록할 수 있었지만 애플워치4는 심장 박동의 세기 등을 더 정확히 측정하고 분석해 확인할 수 있다.

애플워치는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일정 높이에서 추락한 뒤 일어나지 못하면 자동으로 신고하거나 심박 수에 이상이 생길 때 이를 사용자에 알려주고 진단을 권고하는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워치 출시 초반부터 미국 등의 여러 의료기관과 제휴를 맺어 의사들이 환자의 평소 운동량과 심박 수 등을 종합해 확인하고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기기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소통하거나 환자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애플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헬스케어'도 여러 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헬스케어분야에서 기술력과 활용성을 인정받으면 애플은 애플워치의 판매 확대뿐 아니라 의료기관에 소프트웨어와 아이패드, 맥 PC 등 기기를 기업대상(B2B)으로 공급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와 앱 등을 포함하는 모바일 헬스케어시장은 2025년까지 연 평균 32.3% 성장해 약 212조 원 규모의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2010년 헬스케어사업을 5대 신수종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은 뒤 의료기기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전용 앱과 웨어러블기기를 내놓으면서 꾸준히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와 무선이어폰 등 웨어러블기기로 운동량을 측정하고 사용자가 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삼성헬스' 앱을 수년 전부터 제공해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따르면 삼성헬스 앱은 8월 기준으로 전 세계 5억 건이 넘는 다운로드 횟수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헬스케어시장에서 이미 두터운 사용자층을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모바일 헬스케어의 핵심인 웨어러블 기기 경쟁력이 낮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IDC 홈페이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2분기에 애플워치 470만 대를 팔아 점유율 17%로 세계 웨어러블시장 1위를 차지했다. 출하량이 1년 전과 비교해 38.4% 급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세계 상위 5개 업체 안에도 들지 못했다. 웨어러블 기기의 헬스케어 기능이 단순히 심박 수와 운동량 측정 정도에 그쳐 활용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헬스케어와 관련된 사업을 대폭 정비해 다시 추격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의료기기사업부에서 체외진단기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모바일 헬스케어분야에 역량을 총집결하기 위해 연관성이 비교적 적은 체외진단기사업을 구조조정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쓰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의 영상진단기와 자회사 삼성메디슨의 초음파진단기사업은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이 공동 개발 중인 모바일 단말기를 활용한 의료기기 기술과 연관성이 높다.
 
삼성전자, 모바일 헬스케어사업 재정비해 애플 추격 고삐 죈다
▲ 삼성전자 '삼성헬스' 앱과 스마트워치의 건강관리 기능.

의료진이나 환자가 초음파나 엑스레이 사진을 모바일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면 삼성전자가 의료기기와 모바일기기, 관련 소프트웨어 등의 공급 확대를 추진하기 유리해진다.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은 2017년 초 사장단회의를 마친 뒤 "모바일 헬스케어는 4차산업혁명에서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를 나타낸 적도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과 인도, 영국 등에서 모바일 기기로 의사와 원격 상담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새로 출시하며 세계 의료기관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새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에 탑재된 헬스케어 기능도 스트레스 측정과 수면 분석, 운동 관리 등으로 더 다양해졌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등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건강관리 가전제품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갖춘 만큼 모바일 헬스케어사업 확대로 더 많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애플워치4는 최근 시들해졌던 헬스케어시장에 다시 눈길을 끌어당기고 있다"며 "애플이 헬스케어 데이터를 확보해 다른 사업영역에 진출을 늘리는 등 선택지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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