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회장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반대를 누르고 엔씨소프트 경영에 참여할 수 있을까?
김정주 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려면 엔씨소프트의 이사회에 진입해야 한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의 이사회에 공석이 없다. 따라서 김정주 회장이 이사를 늘리려면 주주들을 설득해 정관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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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주 NXC 대표 |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지난 12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김정주 회장이 엔씨소프트 경영권에 참여할 의사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주 회장은 경영권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엔씨소프트 이사회에 넥슨 쪽 인사를 집어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이사회 멤버로 들어가야 한다. 경영에 중요한 사안들이 이사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이사에 빈자리가 없다. 엔씨소프트 정관에 따르면 이사의 수는 3인 이상 7인 이하로 규정되어 있다.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재신임 안건이 논의되는 이사는 김택진 대표밖에 없다. 김정주 회장은 김택진 대표의 선임은 예외로 했다. 이를 제외하고 엔씨소프트 이사 6명은 2016~2017년에 임기가 만료된다.
그렇다면 김정주 회장은 엔씨소프트 정관을 변경해 이사를 늘릴 수 있을까?
김정주 회장이 엔씨소프트의 정관을 변경하려면 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넥슨은 최대주주지만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15.08%에 불과하다. 다른 주주들을 끌어들여야만 한다.
김택진 대표는 넥슨의 이사 선임에 반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9.98%의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최대실적을 바탕으로 주주배당을 5배 이상 늘린 것도 넥슨의 경영참여를 막기 위해 주주들을 끌어들이려는 조치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주총회에 참여하는 주주들은 장기적 가치와 주주배당에도 관심이 있다”며 “엔씨소프트가 배당확대를 통해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넥슨이 지난 3일 전자투표를 도입과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를 요구한 것도 이런 고민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액주주들의 위임장을 받거나 이들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소액주주들들은 엔씨소프트 지분을 20% 가량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액주주들은 단기적 투자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넥슨은 주주총회에서 엔씨소프트의 미래성장 가능성에 문제를 제기해 국민연금이나 외국 기관투자자 등 대주주들을 설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모바일로 게임산업의 중심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최대실적을 올렸지만 이는 리니지1의 실적 상승에 따른 것이지 신사업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넥슨이 이 점을 집중적으로 추궁해 주주들을 설득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