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효성의 미래 먹거리인 탄소섬유 ‘탠섬’사업을 주도하면서 경영 보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조 부사장의 형 조현준 사장이 아버지 조석래 회장과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조 부사장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탠섬을 등에 업은 조 부사장이 후계경쟁에서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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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상 효성 부사장은 최근 산업자재 부문에서 경영보폭을 확대하고 나섰다. |
효성그룹은 ‘양대’ 주력사업으로 섬유사업과 산업자재사업을 꼽는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의 최근 3년 간 영업이익은 8232억 원인데 이 중 두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76.3%로 6277억 원이다. 효성은 올해 섬유 부문에서 스팍덱스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산업자재 부문에서 탄소섬유 등 신성장사업 육성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조석래 회장은 두 아들에게 양대 주력사업을 나눠 맡기면서 후계구도를 위한 경쟁구도를 마련했다. 장남 조현준 사장이 전략본부장 및 섬유정보통신PG장을, 삼남 조현상 부사장은 산업자재PG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4월 차남 조현문씨가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지만 그가 전담했던 중공업부문의 적자폭이 줄어들어 남아있는 두 아들의 경영권 승계 경쟁체제가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공업부문의 영업손실은 2012년 1279억 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178억 원으로 줄어 효성그룹의 시름을 덜어줬다.
주력사업을 하나씩 꿰찬 효성가의 두 아들은 지분 경쟁에서도 치열한 모습을 보였다. 조 사장은 지난해 3월 7.36% 수준이었던 효성 지분율을 9.95%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더해 조 사장의 두 딸이 각각 0.0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조 사장이 지분매입에 나서면 따라잡기에 나서 현재 9.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지분 면에서 형에 비해 다소 뒤쳐져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이 10.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결국 조 회장이 두 아들 중 누구를 후계자로 낙점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승계는 달라지게 돼 있다.
최근 조 회장과 조 사장이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와중에 조 부사장이 눈에 띄는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 부사장은 최근 조 사장과 함께 효성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영향력이 확대된 상태라 향후 후계구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 부사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복합재료전시회 ‘JEC유럽 2014’에 참석해 효성이 개발한 탄소섬유 ‘탠섬’을 적극 홍보했다. 조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탠섬을 고객에게 인정받는 강력한 브랜드로 육성해 향후 세계 최고의 탄소섬유 업체로 자리매김하도록 기술개발과 품질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철강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가볍고 10배 강한 탄소섬유를 자체 개발했다. 2013년 전주 친환경복함산업단지에 연산 2천 톤 규모의 공장을 건립하면서 탄소섬유 양산화에 성공했다. 2020년 1만7천 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탄소섬유 시장규모는 현재 연간 5만 톤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2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간 11% 이상 급성장하고 있어 2020년 시장규모가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현재 조 부사장은 고성능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한 기술력을 적극 홍보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효성이 개발한 고성능 탄소섬유 제품인 탠섬은 이달초 제네바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선보인 미래형 콘셉트가 ‘인트라도’의 카프레임과 후드, 사이드패널 등의 소재로 적용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