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대체복무제는 병역 기피를 막을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봤다.

유 후보자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를 빙자한 병역 기피를 방지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제를 설계해야 한다”며 “기간이나 내용이 현역 복무와 등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 재판의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문제를 두고 원론적 태도를 보였다.

유 후보자는 “재판 소원을 허용하려면 사법제도 자체가 개편돼야 한다”며 “국민이 필요로 한다면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먼저 정책적으로 장단점을 비교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두고 신중한 태도로 접근했다.

유 후보자는 “폐지하거나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다”며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더라도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혼과 관련해서는 “헌법에 양성 평등을 기초로 혼인이나 가족생활을 형성하도록 돼 있어 현행 헌법과 법률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현행법을 우선하는 태도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 국무회의에서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를 두고 ‘수사 개시와 함께 직장에 통보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이 후보자는 “수사가 개시됐다고 무조건 통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반대의 뜻을 보였다.

헌법재판관의 결원이 잦다는 문제는 해결방안을 국회에 제안하기도 했다.

유 후보자는 “결원을 대비한 예비 재판관을 두는 방안이나 새 재판관이 충원될 때까지 기존 재판관 임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국회에서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도덕성에서 큰 흠결이 발견되지 않아 야당의 공격은 정치 성향을 지적하는 데 집중됐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은 진보적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고 유 후보자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며 “특정 집단 출신이 자리를 다 차지하면 사법부의 좌경화가 현실로 다가오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도 “우리법연구회 출신 인사들이 편향된 생각을 가졌고 특정 집단과 가깝다는 점 때문에 국민들의 염려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제가 특정 연구회에 가입했던 점을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장이 된다면 관점을 다양화할 수 있는 재판관들과 의견을 모아 충실하게 재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유 후보자는 1957년 전남 목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3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1986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해 32년 동안 서울, 제주, 수원, 대전 등의 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 등에서 일했다.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을 주도했으나 2010년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