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웅진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몇몇 사모펀드와 접촉한 끝에 최근 내부적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자는 분위기”라며 “코웨이 매각 주체인 MBK파트너스와 사전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이 5천억 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1조 원 등 모두 1조5천억 원의 코웨이 인수자금을 조달한다고 알려졌지만 웅진그룹은 자금 조달 규모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MBK파트너스는 아직 공식적으로 코웨이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계획을 구체화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MBK파트너스는 공식적으로 “웅진에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가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에 대해 부정적 모습을 보이자 웅진그룹 내부에서도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2013년 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재인수 때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받았다”며 “과거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코웨이 주가가 떨어진 적이 있어서 MBK파트너스가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이 자금 조달방안을 구체화하면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코웨이 재인수 의지가 다시금 확인됐다.
웅진그룹은 2018년 1월 국내 정수기시장에 재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2월에 설립한 웅진렌탈과 함께 코웨이 재인수 등 양면전략으로 정수기사업을 키운다는 방침을 정했다.
윤 회장은 5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코웨이를 놓고 “아직은 짝사랑이지만 꼭 들고 오겠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다시 품기 위해서 인수자금 마련, MBK파트너스와 관계 회복 등이 과제로 꼽힌다.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은 27.17%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8천억 원을 웃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매각금액 2조 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코웨이를 놓고 MBK파트너스와 웅진그룹의 불화설도 끊임없이 나왔다.
웅진그룹은 2012년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던 때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지분을 인수하지 못할 뻔 했다.
또 MBK파트너가 2017년 지분 일부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팔자 웅진그룹은 우선매수자 동의없이 지분을 매각했다며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를 본격화한 소식은 웅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29일 웅진 주가는 전일보다 14.42%(385원) 오른 30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웨이 주가는 0.54%(500원) 떨어진 9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