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8-27 19: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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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일가가 4% 정도의 보유 지분을 토대로 대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내놓은 ‘2018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주식 소유 현황’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52곳의 계열사 438곳에 총수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평균 4.02%에 불과했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총수 본인은 대기업집단 52곳의 계열사 233곳(12.1%)을 대상으로 평균 지분 2%를 보유했다.
총수의 자식 등 ‘2세’는 대기업집단 39곳의 계열사 188곳(9.8%)을 대상으로 평균 지분 0.8%를 보유했다. 기타 친족은 대기업집단 50곳의 계열사 233곳(13%)을 대상으로 평균 지분 1.2%를 소유했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 52곳 내부 지분율은 57.9%로 집계돼 2017년 58%와 비슷했다.
내부 지분율은 계열사의 전체 자본금 가운데 총수 본인이나 친족, 임원 등 관계자가 보유한 주식가액의 비중을 말한다.
대기업집단의 2018년 내부지분율을 주체별로 살펴보면 계열회사 출자 50.9%, 총수 2%, 자식 0.8%, 기타 친족 1.2% 등이다. 총수일가가 50.9%의 지분을 소유한 계열회사 출자를 통해 대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셈이다.
공정위는 “내부 지분율이 2017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최근 5년 동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총수 일가가 4%에 불과한 보유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와 비영리법인, 임원, 자기주식 등에 힘입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공정위의 사익 편취 규제를 적용받는 회사 수는 대기업집단 47곳의 계열사 231곳으로 2017년보다 4곳 늘었다. 이 계열사들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평균 52.4%로 집계됐다.
사익 편취 규제는 총수일가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상장회사 또는 20% 이상을 소유한 비상장회사에 적용된다. 이 회사들은 ‘일감 몰아주기’ 등의 내부거래를 규제받는다.
사익 편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회사는 대기업집단 47곳의 계열사 376곳으로 확인됐다. 개별 집단별로 살펴보면 효성그룹 27곳, 유진그룹 21곳, 넷마블 21곳, 중흥건설 19곳, 호반건설 18곳 등이다.
공정위는 총수일가가 지분을 20% 이상~30% 미만 보유하고 있는 상장기업을 사익 편취 규제의 사각지대 회사로 보고 있다.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회사에서 50%보다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도 해당된다.
공정위는 "현재 공정거래법은 사각지대가 많아 실효성과 정합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사익 편취 규제를 놓고도 ”총수 일가가 지분을 직접 보유한 회사에 한해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을 차등화하는 방식으로 사익 편취 규제제도를 설계한 결과 지분 일부를 팔거나 자회사로 바꾸는 등 규제를 회피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