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문식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이 중국상품담당을 새로 맡아 중국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친환경차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는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권 부회장을 새로 신설하는 중국상품담당 임원에 배치하면서 현대기아차가 중국 친환경차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
▲ 권문식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 겸 중국상품담당 부회장. |
권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무게 중심을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로 급성장하는 중국 친환경차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데 적임자로 평가된다.
현대기아차가 현재 시장에 내놓고 있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이 대부분 권 부회장의 제안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런 이력을 살펴볼 때 현대차그룹이 중국 친환경차시장 공략 전략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친환경차 전문가’인 권 부회장을 중국상품담당 임원에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친환경차시장은 해마다 50% 이상씩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판매량은 모두 41만2천 대로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해 111.6%나 늘었다.
친환경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고 친환경차 생산 비중이 연간 생산량의 8%를 넘지 않는 완성차기업에게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세울 만큼 친환경차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중국 친환경차시장 공략 속도가 다른 글로벌기업들과 비교해 더디다는 평가가 자동차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일본 완성차기업 닛산과 혼다, 토요타 등은 이미 중국기업과 합작하거나 신규 공장을 세우는 방식으로 친환경차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은 합작파트너인 안후이성 장화이자동차와 연구개발센터를 세우는 등 중국 내 전기차 연구개발과 생산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 중국에서 친환경차 11종(현대차 6종, 기아차 5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글로벌 완성차기업의 적극적 투자 의지와 비교해 전략이 다소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 부회장은 앞으로 중국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바라본다. 현지 자동차회사와 협업은 중국 정부의 외국 기업 견제를 피해갈 수 있고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전략 상품 개발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은 1991년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에 공작기계사업부장으로 입사한 뒤 1999년 현대차로 옮겨 기획본부 기술기획팀장, 연구개발본부 선행개발실장, 선행개발센터장 겸 연구개발본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현대제철과 현대케피코, 현대오트론 등 계열사에 4년가량 파견됐다가 2012년 현대차로 돌아온 뒤 약 6년 동안 남양연구소 연구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다. 사실상 대부분 경력을 연구개발분야에서 쌓았다고 볼 수 있다.
권 부회장은 전자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와 전자개발센터 설립을 주도했으며 자동차의 전자장비(전장)화를 예상해 현대차그룹이 전장부품에서 독립 생존할 수 있는 토대를 다지는 데도 기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