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적어도 2020년까지는 아이폰에 사용되는 모바일프로세서(AP) 반도체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가능성이 낮다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24일 전자전문매체 EE타임스에 따르면 대만 TSMC가 2020년까지 아이폰에 사용되는 AP를 독점적으로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EE타임스는 시장 조사기관 아레테리서치 분석을 인용해 "TSMC가 지금과 같은 수준의 반도체 공정 기술력과 수율을 유지한다면 애플이 다른 위탁생산업체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보도했다.
증권사 크레딧스위스는 EE타임스를 통해 "애플은 일반적으로 부품 확보처를 다변화하지만 AP 위탁생산에서는 2020년까지 TSMC와 독점 협력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레딧스위스는 애플과 TSMC가 AP 위탁생산을 통해 서로에 큰 도움이 되는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아이폰 성능 향상과 TSMC의 안정적 실적에 모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TSMC가 올해 양산을 시작한 7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위탁생산시설의 80% 정도가 새 아이폰에 탑재될 프로세서 생산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시장에서 TSMC를 위협하고 있는 사실상 유일한 경쟁사로 꼽힌다. 과거 14나노와 10나노 미세공정 기술력에서 TSMC를 앞선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몇 년 전까지 삼성전자와 TSMC에 모두 AP 위탁생산을 맡겨 왔지만 삼성전자가 생산한 AP에서 성능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벌어지자 TSMC에만 물량을 몰아주기 시작했다.
EE타임스는 "삼성전자가 과거 애플 AP를 위탁생산한 적이 있어 TSMC의 잠재적 경쟁사로 꼽히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며 "애플 AP 위탁생산 수주에 여러 걸림돌을 만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양산을 앞둔 7나노 미세공정으로 애플의 AP 위탁생산을 다시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화성 새 반도체공장에 6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EE타임스는 애플이 이미 삼성전자에서 올레드패널과 D램, 낸드플래시 등 여러 부품을 받고 있어 아이폰 부품을 더 의존하려 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TSMC와 공정 기술력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내기 전까지는 애플 AP 위탁생산을 수주하기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EE타임스에 따르면 퀄컴도 그동안 삼성전자에 의존하던 고성능 AP 위탁생산을 올해부터 TSMC에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시장에서 최대 고객사로 꼽히는 애플과 퀄컴의 물량 수주를 모두 놓치면 대규모 공장투자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EE타임스는 "TSMC는 반도체 위탁생산 설계 기술력과 장비 등에서 경쟁사가 따라잡기 어려운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고객사 물량수주에 계속 유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