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앞으로 터키발 금융 불안에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크게 반등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 “코스피지수 하락을 불러왔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지수의 추가 급락에 제동이 걸려 코스피지수 2200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바라봤다.
▲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이 17일 터키발 불안으로 코스피지수 2200선이 무너지진 않겠지만 반등폭도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터키 이스탄불의 한 환전소 모습. |
미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따른 터키발 금융 불안은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라/달러환율은 13일 달러당 7.24리라까지 올랐다가 16일 5.85리라로 떨어졌다.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이 16일 외국계 투자자들과 컨퍼런스콜을 열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신청할 계획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로이터 등에서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중단한 지 2개월여 만에 협상을 다시 시작하는 것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데이비드 말파스 미국 재무부 차관과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8월 말에 미국에서 만나 무역협상을 벌인다고 중국 상무부가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앞으로 한동안 신흥국의 금융 불안과 미국-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부담을 안고 갈 것으로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터키의 취약한 경제구조와 불안한 금융상황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닌데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미쳤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내성과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누적된 리스크의 부담이 무거워지고 변동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뿐 아니라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의 증시에서도 터키발 금융 불안에 시달리는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7개월 연속으로 떨어지는 등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정부는 이번 중국과 무역협상 재개에도 불구하고 11월 상하원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을 감안해 중국과 무역분쟁을 오랫동안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터키발 금융 불안은 경제의 기초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악재가 언제든 불거진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해 줬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도 주고받는 관세 부과, 기업 제재, 비관세장벽의 규모와 강도가 누적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런 추세로 보면 코스피지수가 앞으로 반등을 시도해도 상승폭을 제한받을 수 있다. 10월 이후 브라질, 독일, 미국 등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투자심리 회복에 따라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수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요인이 쌓이고 있고 기초여건 동력은 줄어들고 있다”며 “코스피지수의 반등폭이나 탄력을 놓고 기대를 점차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코스피지수의 반등을 노린 단기 매수전략을 펼칠 때도 매매 비중이나 강도를 제한해야 할 시점”이라며 “투자자는 위험자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배당주 등 안전자산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