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대표이사(왼쪽부터 다섯번째)가 8일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신한알파리츠의 코스피 신규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규준 한국IR협의회 부회장, 우영웅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정용선 한국리츠협회 회장, 권오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남 대표이사, 김규현 국토교통부 국장, 정환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이원선 상장회사협의회 전무. <한국거래소> |
신한리츠운용이 '신한알파리츠'의 성공을 이끌어낸 여세를 몰아 공모형 리츠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데 힘쓰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리츠운용은 최근 1년여 동안 준비해 내놓은 첫 상품인 신한알파리츠가 인기를 끌며 공모형 리츠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을 말한다.
이 가운데 '공모형' 리츠는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의 형태로 증시에 상장될 수 있다. 이 회사의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에게 배당수익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한알파리츠는 7월에 진행된 1140억 원 규모의 일반 공모청약에 투자금 4927억 원이 몰려 상장된 공모형 리츠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 4.32대1을 나타냈다.
앞서 상장된 공모형 리츠인 이리츠코크렙이 6월 일반 공모청약에서 경쟁률 0.45대1에 머물러 미달이 생겼던 것과 대조된다.
신한알파리츠 주가가 14일 기준으로 공모가 5천 원을 4.6% 웃도는 5230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상장 이후에도 투자자들의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리츠운용이 신한알파리츠의 기초자산을 경기도 판교 알파돔시티 6-4빌딩과 서울 용산 더프라임타워의 지분으로 구성해 투자자의 신뢰를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두 건물은 주요 업무지역에 있는 대형 사무용 건물로 안정적 수익을 보장한다. 알파돔시티는 네이버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입주해 있고 더프라임타워도 임대율 99%로 집계됐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알파리츠가 보유한 판교 지역 빌딩은 네이버를 비롯한 회사들로 전체 사무실의 92%가량 임대를 마쳤다”며 “양호한 시장과 건물에 양질의 임차인까지 확보한 점을 감안하면 완벽한 부동산 투자”라고 평가했다.
신한리츠운용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의 투자금융(IB)부문 조직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알파돔시티 6-4빌딩을 확보하면서 첫 상품의 성공 토대를 다졌다.
신한리츠운용은 2017년 12월 계열사들과 손잡고 알파돔시티 빌딩의 인수전에 뛰어들어 JR투자운용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의 투자금융사업을 통합한 신한GIB(글로벌투자금융)에서 신한리츠운용을 뒷받침할 계획을 내놓은 것이 강점으로 꼽혔다.
신한은행은 신한리츠운용에 선순위대출을 내줬고 8월 초 알파돔시티 빌딩에 무인화 점포를 열어 투자가치를 높이는데도 기여했다. 신한생명과 신한캐피탈도 대출에 참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후순위대출을 담당했다. 신한은행과 같은 사무공간을 쓰는 복합점포 등을 통해 신한알파리츠 투자자를 모으는 마케팅도 적극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투자금융 강화를 추진하면서 부동산사업도 확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한리츠운용과 계열사들은 앞으로 협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가 9월에 공모형 리츠시장의 활성화방안을 내놓는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과 발맞춰 신한알파리츠로 거머쥔 시장의 우위를 지켜 나갈 전략을 세웠다.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에서 보유한 사무용 건물을 기초자산 삼은 공모형 리츠를 추가로 상장할 뜻도 보였다.
이와함께 도심의 ‘랜드마크’급 사무용 건물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공모형 리츠를 내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신한리츠운용은 빠르게 성장 중인 공모형 리츠시장을 놓고 NH농협금융지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만만찮은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남궁 사장은 “자산운용, 대체투자운용, 리츠운용 등의 라인업을 꾸린 다른 금융그룹이 없다”며 “최근 설립된 리츠운용사들과 비교해도 신한리츠운용은 그룹 네트워크 등을 갖추고 있어 경쟁에 자신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