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오릭스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하면서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윤 사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끝난다.
윤 사장은 지난해 구조조정 등을 통해 현대증권을 흑자로 전환하는 등 매각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윤 사장은 이 과정에서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었던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
|
|
▲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릭스는 윤 사장을 포함한 현대증권 전현직 임원들을 차기 사장후보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릭스는 올해 5월까지 현대증권 인수작업을 끝낸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오릭스는 현대증권을 인수한 뒤 경영권을 직접 행사한다.
이종철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 대표이사는 지난 1일 한 인터뷰에서 현대증권의 향후 경영진 구성과 관련해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데려와 각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체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오는 3월31일 임기가 만료되는데 오릭스가 경영권을 인수하기 전인 만큼 일단은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오릭스가 현대증권의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에도 윤 사장이 계속 신임을 받을지 미지수다.
윤 사장은 2012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냈던 현대증권 실적을 지난해 흑자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구조조정을 추진해 현대증권의 몸값을 1조 원대까지 높아지도록 만드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도 받는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순이익 304억 원을 냈다. 2013년 같은 기간 429억 원의 적자를 냈던 데에서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전체 360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 사장은 지난해 9월 12명의 임원을 포함해 약 400명의 인원을 줄이고 영업점 18개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현대그룹이 2013년 12월 현대증권 매각을 포함한 자구안을 내놓은 뒤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사장이 현대증권 매각작업을 주도했고 현대증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오릭스가 현대증권 인수 뒤 안착하기 위해 윤 사장을 계속 신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사장이 노조와 큰 갈등을 겪었던 점은 부담이다.
현대증권 노사는 2013년부터 서로 소송을 주고받았고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깊은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민경윤 전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현대증권의 해외사모펀드 매각설 등 허위사실을 유포해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지난달 22일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현대증권 노조는 현재 오릭스에게 고용안정협약 갱신과 추가 구조조정이 없다는 약속을 받아야 매각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