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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법인 대표 86%가 이사회 의장 겸직, 사외이사도 형식적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8-09 14: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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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법인 대표이사 가운데 80% 이상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9일 내놓은 ‘상장법인의 2017년도 사업보고서 지배구조 공시 실태와 시사점’에 따르면 자산 1천억 원 이상인 상장법인 1087곳 가운데 935곳(86%)의 대표이사가 2017년 기준으로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상장법인 대표 86%가 이사회 의장 겸직, 사외이사도 형식적
▲ 금융감독원이 9일 내놓은 ‘상장법인의 2017년도 사업보고서 지배구조 공시실태와 시사점’에 따르면 자산 1천억 원 이상인 상장법인 1087곳 가운데 935곳(86%)의 대표이사가 2017년 기준으로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금감원은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을 살펴보면 사내이사(2.3%), 기타비상무이사(1.5%), 사외이사(1.5%)가 있고 경력을 아예 기재하지 않은 사례(8.78)도 있다”며 “상장법인들이 사업보고서에 이사회 의장에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넣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 상장법인 대표이사 가운데 61.2%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내부거래위원회(29.8%), 보상위원회(36.7%) 등 이사회 아래 다른 소위원회와 비교해 참여율이 높다. 

상장법인 이사회는 회사당 평균 이사 5.4명으로 구성됐다. 구성원 수의 평균값을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사내이사 3명(55%), 사외이사 2.1명(38.7%), 기타비상무이사 0.3명(6.3%)이다. 

매해 평균 13.9회 회의를 열었고 회의 한 차례당 평균 1.4건의 안건 의결이 진행됐다. 이 안건들 가운데 수정·부결·보류 처리된 건수는 41건(0.2%)에 머물렀다. 

상장법인 이사회에서 안건 의결이 보류되거나 자기거래 등을 승인할 때는 관련된 세부공시를 사업보고서에 넣도록 되어 있지만 상장법인 대부분이 미흡한 수준의 공시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사회에서 안건을 보류한 적 있는 상장법인 7곳 가운데 3곳이 보류 사유를 사업보고서에 썼지만 ‘추후 재상정, 재심의가 적절’ 등 간략하게 기재했다”며 “안건에 반대한 사외이사가 있는 19곳 가운데 3곳만 사업보고서에 반대 사유를 넣었다”고 분석했다. 

상장법인 사외이사들은 평균 39.8개월 동안 재임했다. 임기 기준으로 따지면 단임하거나 한 차례 연임하는 수준이다. 다만 세 차례 이상 연임해 9년 이상 일한 사외이사도 163명이 있었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 상장법인 상당수가 사업보고서에 사외이사의 선임 배경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고 사외이사 후보를찾는 과정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장법인 888곳(81.7%)이 사외이사의 선임 배경을 사업보고서에 넣지 않았다. 선임 배경을 쓴 곳도 ‘경영자문’이나 ‘조언’ 등으로 짧게 기재했다. 사외이사 후보를 찾을 때 별도의 자문단을 꾸렸거나 외부 추천기관에 의뢰한 사례는 7곳에 불과했다. 

386곳(35.5%)은 사외이사와 회사의 거래관계를 사업보고서에 쓰지 않았다. 262곳(24.1%)은 사외이사와 회사 최대주주 등의 이해관계를 넣지 않았다. 

상장법인들이 사외이사의 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수준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17곳만 이사회 사무국 등 전담조직을 뒀다. 11곳만 사외이사 대상으로 매해 평균 1.6회 정도의 교육을 실시했다. 

상근감사를 맡은 사외이사들은 평균 50.4개월 재임했고 9년 이상 일한 사람은 90명, 20년 이상은 8명에 이르렀다. 상근감사 105명은 다른 회사의 감사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근감사 대신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상장법인들도 법정 요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례가 상당수 나타났다. 

금감원은 “감사위원회는 법정요건에 따라 회계와 재무전문가를 1명 이상 구성원으로 둬야 하는데 상장법인 70곳이 사업보고서에 이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와 감사위원들의 세부경력 등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며 “37곳은 감사위원회를 매년 한 차례만 열기도 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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