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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지난해는 부상 후유증 때문에 재활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습게임을 뛰는 해였다. 올해는 실제 성과를 내는 본 게임을 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황창규 KT 회장이 신년사에 한 말이다.
황창규 회장이 올해 들어 KT의 도약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해가 KT의 내부를 정비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실제 성과를 보여주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황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한 뒤 KT를 통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해 왔다.
황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기존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기가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5대 미래융합사업을 KT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5대 미래융합사업은 스마트 에너지, 통합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등이다.
황 회장은 올해부터 이런 노력들이 서서히 결과물로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한다.
황 회장은 26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부터 글로벌 에너지, 헬스케어, 미디어사업 등 KT 미래 신사업에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해외사업과 5대 융합사업에서 2조 원 매출목표 세워
황 회장은 해외사업과 미래융합사업에서 내년까지 2조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황 회장이 올해 보여줄 성과의 핵심은 5대 미래융합사업에 있다.
황 회장이 특히 스마트 에너지 분야에 신경썼던 만큼 이 분야의 성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 에너지는 에너지의 생산부터 관리까지 모든 과정에 IT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KT는 지난해 한국전력과 협력관계를 맺고 LTE통신을 활용한 지능형전력계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실시간 원격검침으로 전력사용량을 제어할 수 있어 전기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또 연간 1300억 원에 이르는 검침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KT와 한전은 5월까지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 최초로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로 했다. 또 2017년까지 17조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는 해외 지능형전력계량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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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2014년 5월 스마트그리드사업 협력 계약을 맺은 뒤 악수하고 있다. |
KT는 한전과 함께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섬 국가들을 대상으로 풍력 및 태양광시설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시설과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융합해 에너지 자립을 돕는 글로벌 마이크로 에너지 그리드사업에도 진출하려 한다.
KT는 올해부터 제주도 등지에서 전기차 충전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KT는 2018년까지 공중전화 부스 부지 등을 활용해 5500여 기의 충전인프라를 구축한다. IT기술을 접목한 충전정보 제공, 통신 결합상품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개발한다.
황 회장은 올해 헬스케어사업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자신한다.
KT는 서울대학교와 유전자 분석 등을 놓고 연구협력을 해오고 있다. 실시간 건강예방에 중점을 둔 연구결과도 이른 시일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KT는 2012년 연세의료원과 공동으로 출자해 의료업체 후헬스케어를 만들었는데 올해 본격적으로 수익창출에 나선다.
후헬스케어는 오는 2월부터 연세대학교 의료원에 서류작업없이 간편하게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다른 의료기관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후헬스케어는 이를 통해 올해 145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밖에 통합보안 분야는 KT텔레캅을 활용한 무인경비 서비스를 확대하고 국가재난안전망에도 보안기술을 덧붙여 해외로 진출을 노린다는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KT는 이런 노력을 통해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려 한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430억 원 규모의 전자주민증시스템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르완다에서 LTE 통신망 구축을 끝내고 현지 통신사를 통해 서비스를 개시했다. 최근 베트남에서 태양광시설 구축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KT는 지난해 해외사업 분야에서 344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13년과 비교해 12.7% 늘어한 수치다.
황 회장은 이런 성장이 올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 본다. 황 회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해외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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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 5세대 통신기술 2018년 구현
황 회장은 무선통신 분야에서 기존 LTE 통신보다 1000배 빠른 5세대(5G)통신 기술을 선점하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5G 기술에 대한 국제기술표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표준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5G가 상용화하면 국내 장비와 서비스분야에서 7년 동안 552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44조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5G는 홀로그램 등 차세대 미디어사업의 핵심 인프라가 된다.
KT는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과 핵심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KT는 지난해 12월 트래픽이 몰리는 지역에서 안정적 속도를 확보할 수 있는 5G 주파수 묶음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KT는 5G기술을 기존 2020년에서 오는 2018년으로 앞당기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KT는 통신부문 로컬파트너를 맡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기술을 선보이려고 한다.
KT는 평창올림픽에서 대회통신망과 방송중계망 무선통신망 등을 제공한다. 또 폐쇄회로TV(CCTV) 통합보안관제장비 등 통합보안관제센터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책임을 맡는다.
황 회장은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5G통신기술을 구현한다고 발표했는데 우리는 평창에서 2년 더 빨리 서비스하고 홀로그램 등 앞선 모든 기술력을 올림픽에 접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황창규의 발등에 떨어진 당면과제
하지만 황 회장은 발등에 떨어진 당면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황 회장은 KT의 무선분야에서 가입자 감소세를 반전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KT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도입 이후 3개월째 가입자가 순감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KT는 단통법 시행 첫 달인 10월 전달보다 8천 명의 고객을 잃었다. 11월 2만5천 명, 12월 1만6천 명이 이탈했다.
KT는 지난해 5월 황 회장이 취임한 뒤 2012년부터 지속되던 무선 가입자 감소세가 회복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 이후 다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금제가 높은 LTE 비율이 높아지면서 무선통신 수입이 늘어난다고 해도 가입자가 줄면 장기적 성장에 큰 지장이 온다”며 “현장 영업력을 더욱 강화하고 이동통신시장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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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오른쪽)과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지난 14일 민간주도 국민안전체계 구축 협력을 위한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지난해 시작한 기가인터넷사업을 확대해 떨어지고 있는 유선분야의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지도 관건이다.
KT는 지난해 10월 말 기가인터넷을 출시했다. KT는 두 달 만에 기가인터넷 가입자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현재 20만에 가까운 기가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가인터넷 인프라 구축과 유지보수 비용으로 연간 6천억~7천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가입자당 매출이 증가해 유선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가인터넷사업이 출시 초기라 성공을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늘어난 가입자는 주로 기존 가입자들이 기가인터넷으로 옮긴 것”이라며 “새로운 가입자를 받는 비중이 커져야 효과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이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도 인터넷TV와 위성TV사업의 성장을 이어나가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KT는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서 점유율 28%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TV시장만 놓고 보면 5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인다.
지난해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는 한 달에 평균적으로 8717명씩 증가했다. 인터넷TV는 하반기를 기준으로 월 평균 9만3700여 명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증가세를 유지하면 시장점유율이 연간 1.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합산규제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확대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 법안이 전체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3분의 1을 넘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을 뼈대로 하기 때문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절충안을 도출해 합산규제안을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업계는 어떤 절충안이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점유율 증가세를 감안하면 이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KT가 올해 유료방송의 성장에 큰 지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성장에 큰 제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