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7-31 15: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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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등 ‘새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에 직면하자 해외시장 공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3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8월 신제품 의류관리기를 내놓을 것으로 유력하게 관측되면서 건조기에 이어 의류관리기 시장에서도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 LG전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삼성전자는 8월 말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 ‘IFA2018’에 맞춰 국내와 유럽에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주자인 만큼 혁신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본다.
LG전자는 수년 전부터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앞세워 국내에서 70%가 넘는 독보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후발주자 전략’에 안심할 수만은 없게 됐다.
건조기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이미 LG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기존 제품의 불편함을 개선한 신제품으로 빠르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기존보다 규모를 크게 늘린 ‘그랑데’ 제품을 내놓으면서 TV 광고 등 마케팅에 힘써 출시 2개월 만에 판매금액 기준 전체 건조기의 절반을 차지하는 실적을 거뒀다.
LG전자는 위닉스, 대유위니아 등 중견회사들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공기청정기로 유명한 위닉스는 올해 하반기 국내 건조기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유력하게 관측된다. 독일의 주문자제작생산회사(OEM)로부터 제품을 받아 위닉스 브랜드를 붙이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유위니아는 올해 6월 일찌감치 가정용 건조기 제품을 선보였다.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을 탑재해 전기료 부담을 줄이면서도 건조 성능을 높였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건조기 및 의류관리기 등 기존에는 ‘틈새가전’으로 취급받던 가전제품 시장에 경쟁자가 속속 가세하는 것은 최근 국내에서 관련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려는 이들이 많아져 건조기 판매량은 급격히 늘었다. 올해 건조기 판매량은 1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60만 대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LG전자는 치열해진 국내 시장을 피해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가전' 시장의 무주공산인 만큼 LG전자는 브랜드 이미지에 선점 효과를 더할 계획을 세워뒀다.
김이권 LG전자 H&A기획관리담당은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의 스타일러가 일본, 대만, 중국 등에서 이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건조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의 해외 출시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나라마다 생활방식이 다른 만큼 현지인의 생활방식에 맞춘 기능 적용와 마케팅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 출시한 스타일러에 ‘꽃가루 제거 코스’를 추가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꽃가루가 갑자기 유행한 일본의 현지 환경을 고려해 탑재한 이 기능 덕분에 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기획관리담당은 “(스타일러가) 출시 초기 단계인 만큼 해외 고객의 생활습관에 맞춰 판매기법 등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